살며 생각하며(외1수)
홍영빈
살며 생각하며(1)
살면서 이렇게 생각해 본 적 있는지?
해는 오늘도 나를 위하여 떴다고
만물들은 나를 중심으로 존재한다고
세상 외면하면 세상 버림받는다고
살며 생각하며(2)
내가 와서 사는 자리는
어두움과 밝음이 자리바꿈하는 곳
없던 것이 생겨나기도 하고
있던 것이 사라지기도 하는 곳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있고
눈으로 못 보고 귀로 못 듣는 것도 있는 곳
벗이 적으로 되기도 하고
적이 벗으로 변하기도 하는 곳
이러한 곳에 생겨난 생령들 속에서
아무튼 함께 해야 할 타고난 운명이니
눈길 가는 데까지 숨길 닫는 데까지
모든 것을 사랑하며 자유롭게 살리라
사랑 없는 행복은 부모 없는 자식이 바라는 것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1장 <세상과 세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