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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봉쇄 공포...中 상하이 증시 5% 급락, 사재기 현상까지
2022년04월26일 16:22   조회수:186   출처:이우조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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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중국 베이징시 차오양구의 한 대형식품 매장의 육류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25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한 대형 수퍼마켓. 월요일 낮 시간인데 매장이 주말처럼 북적였다. 전날 345만 차오양 구민에 대해 코로나 검사를 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중국 지인들로부터 “물건을 넉넉히 사두라”는 문자메시지를 여러통 받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지난 2년간 베이징에선 여러 차례 코로나가 재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베이징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는 이전과 달라 보였다. 중국인들이 매일 먹는 돼지고기, 잎채소 코너 판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육류 매장 직원은 “냉동 삼겹살, 닭고기는 있는데 돼지고기 다른 부위는 다 팔렸다”고 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중국인 친구는 “수퍼마켓에 갔더니 달걀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중국 경제 수도’라고 불리는 상하이가 지난달 28일부터 봉쇄된 데 이어 베이징에서도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 보건 당국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베이징에서 지난 22일 이후 8구(區)에서 70명이 코로나에 감염됐다”고 했다. 또 식당 등을 통해 집단감염이 발생한 차오양구 판자위안(潘家園) 일대 가로·세로 3㎞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의 외출을 금지했다. 추가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하이 증시는 이날 전(前) 거래일 대비 5.13% 폭락해 2020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선전 증시도 전 거래일에 비해 6.08%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이날 하루 1% 하락해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내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5% 가까이 떨어진 배럴당 98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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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마다 긴 줄 - 25일 중국 베이징의 한 대형마트 앞에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자 혹시 모를 당국의 봉쇄 조치에 대비해 생필품을 미리 구매하려는 이들이 매장마다 몰려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코로나 방역에 따라 25·27·29일 세 차례 코로나 핵산 검사를 합니다. 주민은 (세 차례) 검사에 모두 참석해 주십시오.”


24일 오후 7시(현지 시각) 기자가 사는 차오양구 아파트 주민위원회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로나 검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차오양구는 한국 교민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한국 대사관, 주요 기업 본사도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이날 저녁부터 할인 매장에 몰려든 시민들, 재고가 없다고 표시된 식품 배달 앱 화면 사진이 올라왔다. 베이징이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코로나보다 빨리 퍼졌다.


25일 차오양구 거리 곳곳에선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기자도 이날 오후 아파트 단지에서 1시간을 기다려 검사를 받았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아파트 단지 주민을 검사할 때는 검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 10명에게 채취한 면봉을 한 통에 넣어 검사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아파트 동·호수까지 기록하며 한 명씩 따로 검사했다. 검사장 안내 요원은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앞사람과 2m씩 떨어져 달라”고 소리쳤다.


중국 당국의 대응이나 봉쇄 규모로 보면 이번 베이징 코로나는 2020년 7월 베이징 남부 신파디(新發地) 농수산물 시장발 감염 이후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베이징에서 300여 명이 감염됐고, 확산을 멈추는 데 26일이 걸렸다. 이번에는 감염 속도가 빠른 오미크론 변이로 알려져 확산 범위가 더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8일 봉쇄가 시작된 상하이에서 한 달이 다 된 지금까지 코로나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 베이징 주민들의 불안감은 훨씬 크다. 기자는 2020년 1월 후베이성 우한 사태부터 중국 코로나를 지켜봤지만,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 이번처럼 광범위하게 생필품 사재기가 일어난 것을 본 적이 없다. 한 중국 친구는 “상하이의 교훈 때문”이라고 했다.


2500만 상하이 주민 상당수는 여전히 집에 갇혀 있는 상태다. 바로 전날까지도 “봉쇄는 없다”던 당국의 발표를 믿었던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봉쇄 결정으로 식료품을 구하지 못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었다. 봉쇄가 언제 풀릴지 기약도 없다. “상하이가 한번 주민들의 신뢰를 잃자 당심(黨心)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베이징 시민까지 동요하는 것 같습니다.”


감염자나 접촉자에 대한 강제 시설 격리, 입국 제한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 중인 중국은 지난해 이후 도시 봉쇄를 통해 시안·선전에서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 데 성공했지만 창춘·상하이에선 고전하고 있다. 160일째 봉쇄 중인 윈난성 루이리 같은 국경 소도시들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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