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월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국가통계국

[서울경제]

중국이 연초부터 경기 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오히려 경기 둔화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봉쇄’ 중심의 방역 조치 여파로 침체된 경제 상황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다. 하반기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임을 앞둔 상황에 경제와 방역을 동시에 잡겠다는 정부 방침에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예상치(50.0) 보다는 높지만 전월(50.3)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지난 11월(50.1)부터 3개월 연속 ‘경기 확장’ 국면은 이어갔으나 수치는 상승세를 멈추고 다시 하락했다.

중국 제조업 PMI는 전국 700여 개 제조 기업을 상대로 신규 주문·생산·출하·재고·고용 등 5개 분류지표를 설문 조사해 집계한다. PMI는 ‘50’을 기준점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위축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달 수치는 제조업체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2개월 동안 ‘반짝’ 상승세를 멈추고 중국 경제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자오칭허 국가통계국 선임 연구원은 “1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이지만 최근 시장 수요가 둔화까지 맞물리면서 제조업 확장세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기업규모별로 대기업 PMI 는 51.6으로 전월보다 0.3 증가해 기준치를 상회했다. 반면 중견기업과 소기업 PMI는 각각 50.5와 46.0으로 0.8과 0.5 하락했다.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20일 베이징의 중국 인민은행을 걷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올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두 달 연속 인하했으나 중국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AP연합

이날 금융정보 업체 차이신도 중소기업과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 1월 수치가 49.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50.9)과 시장 예상치(50.0)를 모두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는 지난해 8월(49.2) 이후 5개월 만에 최저다.

중국 정부는 내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국에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소비는 크게 위축됐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 설)를 앞두고도 내수 경기는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연초부터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인하했다. 1년 만기 LPR은 0.1%포인트 낮춘 3.7%로, 지난달에는 동결했던 5년 만기 LPR은 기존 4.65%에서 0.05%포인트 내린 4.6%로 고시했다. 이보다 앞선 이달 17일에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내려 LPR 인하를 사실상 예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세금 감면과 수수료 인하 카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천명했다. 왕다오슈 국가세무총국 부국장은 지난 26일 감세정책, 세금 우대와 유예 조치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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