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외1수)
방태길
겨울나무
화려한 꽃과 잎은
어제의 꿈 같이 가고 없고...
나무는 잠에서 깨며
빈손 펼쳐 무너지는 하늘 받친다
푸르른 봉화는
하늘이 선물하는
눈송이 함께 사라졌다
나무는 빈 마음으로 세월의 자장가 펼친다...
뼈와 살이
눈물 흘리는 계절 우리는
외로운 달을 친구하며 밤에 만나자 약속했다
우리는 나무처럼 빈 마음으로 사랑하기를 배운다
겨울나무로 서있는 계절
우리의 마음은 서로의 그리움을 눈송이로 날린다
겨울산
저 산에 아버지는 지금도 살아계신다
모든 것을 남겨놓고 빈 몸으로 갔지만
모든 것을 다 갖고 계신다는 아버지
모든 이와 헤어져 산으로 갔지만
모든 이와 새롭게 만난다는 아버지
하얀 눈이 날리는 산에 가서
아버지가 그리워 목 메어 부를 때면
하얀 눈보라 속에서도 빨간 노을이 되어
새 사랑 주시면서 속삭인다
이 산에서 아버지는 새로 살아 있단다...
아버지는 겨울산 같이 살고 계신다
한그루 나무 한마리 새에도
아버지 사랑이 풀덕이며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