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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정원-아름다운 동행
2021년05월10일 16:51   조회수:154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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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름다운 동행

이홍숙

  

아름다운 동행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부모와 자식의 동행, 친구나 동료사이 동행, 부부의 동행, 그리고 스승과 제자, 혹은 지인이나 생면부지 사람들과의 동행 수많은 의미의 동행이 있다.

 

7.80년간의 생로병사를 거치는 정처없이 떠도는 고단한 여행길에 제일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와 함께 해줄 애틋한 동행자일 것이다. 한마디로 험난하고 외로운 인생길에 동행자는 신이 선물이다.

 

허나 여러가지 의미의 동행에서도 마음에 맞는 동행자를 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하루나 이틀 짧은 기간을 함께 하며 잠간의 교점을 이룰수는 있겠지만 목적지를 향해 매진하는 가운데 정해진 일정이 달라서 혹은 서로의 취향이 달라서 각자 서로 다른 길을 가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기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는데 정거장 나와 함께 동행을 하다 중도에서 내리는 사람이 있다. 뿐만아니라 몇정거장이 지난 중도에서 기차에 오르는 사람, 또 끝까지 나와 함께 목적지에서 내리는 사람 나와 동행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많이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내게 사랑과 위안 도움을 주는 사람뿐만아니라 인생을 단단하게 하는 배신이나 상처 교훈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발그스레 탐스럽게 익은 자두를 보면 저도 몰래 기억속에서 떠오르는 동행자가 하나 있다. 먹을게 없어 째지게 가난했던 유년기, 이웃집 자두밭에서 자두를 함께 서리하다가 과수나무집 주인에게 들킨 적이 있었는데 선두는 내가 떼놓고 엉뚱한 사람이 나대신 물매를 맞았었다. 의리를 지키느라 내게 자두 두알을 서리해먹이고 인생의 어느 순간까지 함께 하고 그는 다른 목적지로 향했지만 동행자는 오래오래 기억속에 남아서 과일을 먹을 때마다 뇌리속에 오롯이 떠올랐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 액수가 높은 시내 학교의 학비를 낼수 없어 부득이한 형편때문에 인근의 시골학교로 전학을 해야 했을 나보다 가슴아파 했던 은사님이 계셨다. 어떡하든 학교 쪽에 이야기를 해서 좋은 성적을 조건으로 모든 책값을 면제할수는 없는지 신경을 써주셨고 덕분에 나는 일년이나 시내학교를 다닐 수가 있었다. 그리하여 청춘기에 들어갈 때까지 꿈은 사랑이 많은 원예사가 되여 병아리처럼 보송보송한 아이들을 품어주는 것이였다.

 

고중에 올라가서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홀어머니의 엷은 로임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고액의 대학학비로 인해 대학을 가야 될가 말아야 될가 방황을 하고 있을 적에 생활비를 절약하느라 개인 숙소에 홀로 남아 라면으로 끼니를 떼웠던 적이 있었다. 그때 학교 구내식당에서 맛있는 반찬이 있을때면 항상 신문지에 꼬깃꼬깃 싸서 전달 해준 정겨운 동행자가 있었다. 그의 신문지 사랑은 그야말로 지독하기 그지없었다. 매일매일 종류가 다양한 반찬이 신문지에 싸여 내게 배달이 되여 왔는데 매번 반찬을 먹으면서 코끝이 시큰거려 내가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던 기억이 난다. 인생의 교차로에 서서 한창 방황하던 시절 동행자는 내게 몸과 마음이 튼튼해질수 있게 말없이 위로를 건네주었다. 

 

청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사랑한다면 반드시 소유해야 된다는 인생의 신조와는 상반되게 소유하는 사랑보다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헌신적인 사랑을 가르친 사람이 있다.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도 말없이 홀로 끌어 안고 기나긴 고독에 몸부림치던 동행자도 어느 순간 나와는 동떨어진 평행선 저쪽에서 그만의 목적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인생에는 수많은 의미의 동행이 있었다. 넉넉한 인심으로 베푸는 사랑을 가르치고 이승을 떠난 동행자, 사랑은 행동으로 하는것이라는걸 깨닫게 해주신 동행자, 그리고 푸른 나무처럼 변함없이 지금도 곁을 지켜주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 아름다운 동행이 있었기에 험난했던 인생길이였지만 외롭지 않을수가 있었다.

 

인생은 도전, 꿈, 희망 ,이별 여러가지로 엮여져있다. 그래서 의외의 사고나 살을 찢는 고통 그리고 상상이외 기쁨과 설레임을 동반하는 여행이기도 하다. 그중 변하지 않는것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가는 세월을 잡지 못하며 오로지 목적지를 향하여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우치며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여행 도중에서 동행을 거부하고 내렸는데 상대가 내가 너무 사랑하고 아끼는 상대라거나 또는 과거의 여정이 너무 아름다워서, 아쉬운 마음에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돌이키거나 과거에로 돌아갈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미래에 걷게 되는 길이 욕심이 나고 빨리 가고 싶다고 해서 현재 눈앞의 동행자를 무시한 건너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생길은 일방통행이다. 현재 지금 순간에 충실할수 밖에 없고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이처럼 우리의 인생은 연습없이 진행되는 한번의 생방송 다큐 멘터리이기에 더욱더 아름다운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 동행자체가 그토록 소중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평생 지나간 시절에 연연하며 비통함을 갖고 옆사람과 동행을 하고 어떤 사람은 현재에 충실하며 사느라 여러 사람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을 주려고 동분서주를 하면서 동행을 한다.

 

동행의 끝은 어디일가? 그 누구와 함께 하는 동행이든 끝이 영원히 아픔이 없고 고통이 없고 눈물이 없는 곳이였으면 좋겠다. 사랑하는 주위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동행자였는지 최근들어 자주 자문을 해본다. 그리고 사연없는 꽃이 없듯이 누가 우리와 함께 하든 함께 이유가 있는 아름다운 동행인건 분명하다. 그래서 동행자가 누가 되든 상대에게 커다란 나무가 되여 곳을 허락해주고 다그침이 없이 잠잠하게 기다려줄수 있는 그런 멋진 동행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상대가 지치고 방황할 가끔씩은 손을 잡아주며 든든한 길잡이가 되여 주고 눈물이 흐를때 손수건이 되여 주고 외로움에 모대길 건네는 따뜻한 밀크커피이고 싶다.

 

그리하여 인생의 종착역에  다달을 나와 함께 했던 상대가 멋진 동행자를 만나서 눈부신 여정이였다고 아름다운 동행이였다고 고백을 해준다면 동행을 하면서 잠시 잠간 흘렸던 눈물과 땀방울이 전혀 헛되지 않았다는걸 느끼며 또한 행복에 젖어 있지 않을가…그리고 나의 동행자에게 역시 멋진 고백을 들려줄 준비가 되여 있다. 또한 들려줄것이다. 당신과 함께 동행이여서 짧았던 인생이지만 멋진 여행이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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