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예찬(외1수)
홍영빈
생명예찬
-이 세상 만물들은 살아 숨쉬는 우주와 함께 살아 있다
먼-먼 태곳적에
태극에서 부는 바람에
쭉정이는 날아가 버리고
알갱이로 남아온 별들은
티끌들로 빚어진 사정으로
생명 없던 별무리 속에서
선택된 지구별에는
목숨들이 생성했으니
나도 그중 차례진 행운아
그러나 또 이제 돌아가야 할
비 생명 물질이라는 세계
하지만 모두가 살아있다
산 것은 산 그대로 살아 있고
죽음 또한 죽는 방식으로 살아 있다
죽은 생명으로 오래오래……
정의의 총성
-안중근 의사 희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하얼빈 기차역 앞 광장에서
정의의 총성이 울리어 터졌다
조선독립을 위하여
동양평화를 위하여
불평등한 세계 질서 정돈을 위하여!
산 목표물인 과녁을 겨누어 땅,땅,땅!
일제의 침략 원흉인 이등박문이
조선을 강점하고 중국에 세력을 뻗칠 야심을 품고
동북3성 시찰 위해 죄악의 길손으로 왔다가
백의민족 열혈청년 안 의사의 세발 총탄에 맞아
승냥이 심보의 끝장을 백일하에 말해 주며
보기 좋게 거꾸러졌다.뻐드러졌다
안의사는 “독립만세”혈서를 쓴 뜻대로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여기시며
자초 범아가리 같은 여순 감옥에 몸을 맡긴 후
1010년 3월 26일 적의 사형선고에 따라
통쾌한 나무지 원한을 품은 채 돌아가셨으니
아,의로운 용사 안중근 열사이시여
후세의 백의민족 가슴 가슴마다에
다시 한번 그대의 값진 이름 새겨봅니다
이 땅에 장명등으로 남은 안중근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4장 <생명예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