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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만나는 박일의 벽소설-아들 하나는 잘 뒀어
2021년05월13일 16:16   조회수:155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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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설

아들 하나는 잘 뒀어

박일

 

 아들 하나는 잘 뒀어

 

어마나!-”

 휴일날 아들을 데리고 시골에 있는 시댁에 갔다 하루밤 묵고 돌아온 강릉댁이 방에 들어서더니 갑자기 새된 소리를 지른다.

 “왜?”

 남편이 눈이 휘둥그래진다.

 “아니 이 핸드빽에 넣었던 돈 오백원이 감쪽같이 없어졌네요.”

 “무슨 호들갑이야? 잘 찾아보지 그래.”

 “양반도 참, 분명 없어진 돈이 찾는다고 나오겠어요? 어제 시골로 갈때 내 이 핸드빽에다 따로 천원을 넣었었는데 시댁에 가서 오백을 꺼내 어머님께 드리고 나머지 오백은 그대로 넣어두었는데두요.”

 “혹시 다른데다 넣어둔거 아니여?”

“다른데라면 지갑밖에 또 어데 있어요, 이 지갑에는 올때 버스표를 끊고 나머지백원짜리 두장에 거스름 돈밖에 없잖아요.”

 강릉댁은 핸드빽과 지갑을 양손에 쳐들고 고아댄다.

 “그럼 혹시 송호 그녀석 한짓이 아닐가?”

 S중학교 축구팀 선수인 송호는 어제 어머니와 함께 할머니네 집에 놀러갔다가 오늘 축구시합이 있다며 아침도 먹지 않고 이른 새벽에 먼저 떠나왔다.

 “우리 송호 어디 그럴 앤가요? 걔는 돈이 없으면 달라고 할 애지 말없이 내 지갑을 뒤질 애는 절대 아니래요.”

 강릉댁은 아들 말이 나오자 갑자기 기분이 맑아져 구겨졌던 얼굴이 쭉 펴진다.

 “호호호...”

 “왜 웃는데?...”

 “왜 웃긴, 아들 하나 잘 둬서 웃지.”

 남편은 아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지난 여름방학때 일이다.

어느날 저녁 남편은 회사에 온 손님을 모시고 나이트클럽이요 노래방이요 하며 3차까지 거리를 쓸다가 자정이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자지않고 자기방에서 책을 보고 있던 아들이 출입문 열리는 소리를 듣고 뽀르르 거실로 나왔다.

 “아버지 술을 많이 드셨어요?”

 “허, 이젠 다 깼어, 왜?”

 “그럼 말씀드려도 될가요?”

 “무슨 말인데 해보렴.”

 “전 어머니 한분이면 족해요. 저한테 또 다른 어머닌 없어요. 아시겠죠?”

 아들은 이러더니 씽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런데 아들이 아버지한테 하는 말을 방에서 자던 강릉댁이 엿들 었던 것이다. 강릉댁은 너무 기뻐서 어쩔바를 몰라했다. 그때부터 강릉댁은 남편한테 아들 하나는 잘 뒀다는 말을 밥먹듯 했다...

 “그럼 혹시 버스에서 누가 훔쳐간 거 아니야?”

 “제가 차에서 자지도 않았는데 핸드빽안에 넣은 걸 그것도 화장품 밑에다 꽁꽁 넣어둔 돈을 누가 훔쳐간다고 그래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뭐야, 그럼 당신 지금 혹시 우리 어머니를 의심하고 있는 건가?”

 “내가 언제 어머님이 그랬다고 했어요. 당신 혼자 부르고 쓰고 하네요.”

 부부는 얼굴을 붉히며 옥신각신이다.

 이때 따르릉 하고 강릉댁의 휴대폰이 울린다. 시골에 있는 시어머니다.

 “송호에미 무사히 집에 들어선거여?”

 “네 지금 막 집에 들어서는 길이래요.”

 남편은 등을 돌렸지만 은근히 두사람의 대화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런데 송호에민 어제 나한테 돈 오백원을 줘놓고도 가면서 베개밑에다 또 오백원이나 놓고 간 거여?...”

 “예?...”

 강릉댁은 뒤말을 이을수가 없었다. 보아하니 그것은 분명 아들 송호가 한짓이 틀림없었다.

 시어머니와 전화통화를 마치자 강릉댁은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서 아들 송호한테 전화를 걸었다.

 “송호냐?”

 “넷 어머니!  돈 오백원이 없어진 일로 저를 찾는 거죠?!”

아들은 기다렸다는듯이 먼저 돈말을 꺼낸다.

 “네, 어머니! 그 돈은 제가 어머니 핸드빽에서 꺼내서 할머니를 주고 왔어요.”

 “이 녀석아, 내가 어제 할머니에게 돈을 드렸는데 넌 왜 시키지도 않는 일을 하냐?”

 “어머니가 할머니에게 드린 돈이 너무 적어서요. 어머닌 공정하지 못해요.”

 “내가 뭐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거냐?”

“외할머닌 저한테 ‘올해 너의 에미한테서 돈을 오백원씩 세번 가졌다’고 자랑했거든요. 그런데 어제 제가 할머니한테 올해 어머니한테서 돈을 몇번 받았어요 하고 물었더니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셨어요. 이러면 공정하지 못한 거 아닌가요.”

 휴대폰으로 아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던 강릉댁은 단통 얼굴이 홍당무우가 되였다.

 핫!하!하!하!

 남편이 그 소릴 듣더니 턱을 쳐들며 앙천대소한다.

 “맞아 당신 말 딱 맞아!”

 “제가? 무슨 말?...”

 남편이 바싹 목에 힘을 싣는다.

 “아들 하나는 정말 잘 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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