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빛(외2수)
강희선
새벽빛
새벽빛은
희고 찬 새벽빛은
흰 비수였다
꿈으로 아롱진 밤의 세계를
예리한 찬 빛으로
찢어버리는 흰 비수
시리고 찬 그 빛에
쓰러진 간밤의 꿈은
방구석에 안스럽게 처박히고
찢어진 가슴의 공허를
밟고 선 새벽빛은
오늘도
찬연한 모습이다
이별(1)
봄볕이 한창인 것 같았는 데
벌써
꽃 지는 가을이 되나봅니다
꽃을 피우려고
앓았던 그 계절
긴--- 아픔을 토해낼 수 있는
여름은 너무 짧았습니다
이 가을을
태우는 저 단풍잎은
꽃나무가 토해낸
피빛 사랑임을
그이는 알 수 있을가요?
가는 철새에게
이 슬픈 사랑을
물려주어야 하겠습니다
이별 (2)
이제는 가야 할 시간
기어코 마른 가지에
매달려 울
그 안스러움은
버리라
한점 부끄러움 없이
마알갛게 누워있는
푸른 하늘 그 품에
흰구름 한송이로
피여나
가는 계절과
손저어 인사 나누면
허허벌판
우뚝 선
라목처럼 모든 아픔을
훌훌 벗어버릴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