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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만나는 박일의 벽소설-뽀뽀 메세지
2021년03월18일 16:19   조회수:164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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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설

뽀뽀 메세지

박일

 

뽀뽀 메시지

 

사랑이는 정숙여사를 죽여 버리고 싶었다.

돈을 3천원 보내달라고 했는데 고작 5백원밖에 오지 않았다.

정숙여사, 이거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사랑이는 원통해서 다짜고짜 정숙여사한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뭐?

정숙여사한테서도 메시지가 날아왔다. 그런데 돈에 짠돌이더니 이젠 글자마저도 주기 아까운지 딱 한글자만 써 보냈다.

왜 5백원이야?

그것도 많이 준 거야!

전번에 보낸 3천원은 원래 쓰던 핸드폰이 공능이 적어 삼성걸로 바꾸었다고 하지 않더냐? 그래서 도로 영철이한테서 2천원 꿨다고도 말했고...

소설을 써라 소설...

거짓말 아니야, 믿지 못하겠으면 영철이한테 물어봐!

이 못난 녀석아, 어제 밤에도 열두시까지 PC방에 있었고 거기서 나와서는 새벽두시까지 양고기 뀀을 처먹은 걸 누가 모를줄 아냐?

뭐야? 에-씨! 영철이 새끼 이제 보니 “보지고”구나.

사랑이는 문자를 보내다 말고 앞에 보이는 주먹만한 돌을 힘껏 발로 걷어찼다.

왜 대답 없어 “보지고”는 뭔가고 묻잖아?

그런건 몰라도 돼, “붉은바위”에서 나오는 변절자가 있어.

그럼 또 하나 묻자, 너 반에서 부녀대장이야? 왜 너네 반의 여자애들을 몽땅 끌고나가 밥을 먹여?

엉? 애자 그 계집애도 “보지고”구나, 에-씨! 도처에 지뢰밭이고 믿었던 놈들은 돌아가며 특무 아니면 변절자니 이거 어디 숨 막혀 제대로 살겠나... 그건 그렇구 정숙여사, 제발 돈 3천원을 보내줘야 이 사랑이가 굶어죽지 않는다니까, 정숙여사는 말끝마다 사랑이란 남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해놓고는 그래 그런 남자가 굶어서 죽는 꼴을 보고만 있을 참이야?

개소리 그만 줴치고 제발 좀 공부나 제대로 해라! 네놈은 한국이란 이곳은 하늘에서 비가 와도 물방울이 아니라 돈이 떨어지고 길가에도 종이장처럼 흔해빠진게 돈인줄 아는 모양인데 임마, 세상에 그런 곳이 없어! 네놈한테 보내는 돈도 정숙여사하고 도토리영감이 뼈 빠지게 일해서 번 돈이야,

그런 거 나도 알아.

아는 게 그 꼴이냐? 전번에 내가 사진 한장 보냈더니 네놈이 뭐라 했어. “정숙여사는 바람이 나서 치마만 입냐?”이래지 않았어?! 이놈아 바람이 나서가 아니라 다리가 퉁퉁 부어 바지를 입을수 없어서 치마만 입은 거야.

왜 다리가 퉁퉁 붓는데? 도토리영감이 자주 때려?...

녀석, 너 아직 한심하구나, 너도 매일 열세시간씩 꼬박 서있어보렴. 거퍼 일주일도 못가서 다리가 붓지 않는가...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사진이야?

사랑의 스마트폰에 이번엔 문자가 아니라 사진이 들어왔다.

이거 도토리영감 아니야?! 왜 입을 하 벌리고 자? 술을 마셨어?

그 영감 이젠 술도 못 마셔, 여기 와서 힘든 일 너무 해서 몸에 진이 다 빠지고 기력이 없어 저녁이면 그렇게 송장처럼 자는 거야

그럼 이 흉터 투성인 다리는 또 뭐야, 이것도 지금 자고 있는 도토리영감 다리야?

지난해까지도 그 영감은 산굴을 파는 현장에서 일했어, 그 흉터는 모두 위에서 굴러 내려오는 돌부리에 얻어맞아 터지고 찢어진 자리야, 영감은 돈을 벌겠다고 그런 다리를 질질 끌면서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어...

정숙여사... 그럼 이젠 돈을 벌지 말고 중국으로 돌아오면 안돼? 나도 정숙여사하고 도토리영감만 곁에 있으면 돈을 지금처럼 쓰지 않을 것 같아, 정말이야.

알아, 우리 사랑이는 지금 사랑결핍증에 걸려 돈으로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다는걸, 그래서 오지랖이 넓기로 태평양이 되어 반에서 부녀대장노릇까지 한다는 걸...우리도 이제는 많은 걸 깨달았어, 중국에서도 여기 와서 일하는 것만큼만 일하면 얼마든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러니까 돌아오라고 하지 않나.

그래, 올 가을엔 돌아 갈 거야,

정말? 그럼 도토리영감도 같이 오나?

요즘 나하고 영감은 매일 치킨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있어, 돈 보따리를 들고 가면 계란을 들고 가는 것과 같고 기술보따리를 들고 가면 계란을 낳는 암탉을 들고 가는 것과 같다더라.

그런 도린 난 모르겠고 어쨌든 돌아온다니 엄마 뽀뽀다 아부지도 뽀뽀구!

왜 갑자기 정숙녀사는 엄마로 변하구 도토리 령감은 아버지로 변했지?

그래 정숙여사 사랑해!

나도 우리아들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OK!

열살부터 열일곱 살 먹는 사이, 사랑이는 오늘처럼 기쁜 날이 없었다.

눈물 나게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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