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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혁의 수필-배려의 예술
2021년03월04일 18:20   조회수:119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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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배려의 예술

이문혁

 

배려의 예술


배려란 남을 리해해주고 생각해주는 마음이다. 하지만 배려에도 예술이 필요하다.

남태평양의 한 작은 섬에서의 일이다.

매년마다 많은 거북이들이 산란하고 부화하는 사이클을 반복하기 위해 해변으로 꾸준히 회귀한다. 산란후 몇개월이 지나면 갓 알을 깨고나온 생후 2개월이 지난 어린 거북이들이 바다로 헤엄쳐나간다.

이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황혼무렵 한마리의 어린 거북이가 조심조심 걸어나와 바다를 향해 나가고 있었다. 이 무렵 독수리 한마리가 이를 발견하고 공중에서 먹이를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마침 이 광경을 지켜보던 관광객이 달려가서 독수리를 쫓아내고 어린 거북이가 안전하게 바다로 헤엄쳐 갈수 있게 호위하고는 뿌듯이 떠나갔다.

그러나 예상밖의 상황이 발생하었다.

해변가의 모래 굴에서 어린 거북이들이 무리를 지어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방금 앞서 나온 어린 거북이는 “정찰병”인 것이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정찰병”이 되돌아가야 하는데 그가 안전하게 바다로 나가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받은 어린 거북들이 “대부대”가 되어 죽기 살기로 아무런 방비도 없이 바다로 향했다. 하지만 마음씨 착한 관광객은 이미 멀리 사라졌고 공중에서 계속 맴돌면서 기회를 노리던 독수리는 다시 돌아왔고 기타 독수리들도 모여왔다. …

관광객이 조금 더 세심하게 상황파악을 하고 거북이의 생활습성을 알았더라면 그의 배려가 더욱 아름다운 소행이 되였을 것이고 거북이도 “전멸”이 아닌 바다로 향한 행복한 회귀가 되지 않았을가?

칠순을 넘긴 로부부가 리혼을 하게 되었다. 성격차이로 리혼한 그 로부부는 리혼하는 그날, 마지막으로 리혼처리를 부탁하였던 변호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었다. 주문한 음식은 통닭이였습니다.통닭이 올라오자 남편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날개부위를 찢어서 안해 할머니에게 권했다.

권하는 모습이 워낙 보기 좋아서 동석한 변호사가 어쩌면 이 로부부가 다시 화해할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재결합 권유를 하려는 찰나에 예상밖의 상황이 발생하었다.

안해 할머니가 기분이 아주 상한 표정을 지으며 마구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지난 오십여 년간을 당신은 늘 그래왔어! 항상 자기 중심적으로만 생각하더니 리혼하는 날까지도 그러다니...난 다리 부위를 좋아한단 말이야! 내가 어떤 부위를 좋아하는지 한번도 물어본적이 없어! 당신은... 자기 중심적이고 너무 리기적인 인간...”

안해 할머니의 그런 반응을 보며 남편인 할아버지가 말했다.

날개 부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야~ 나는 내가 먹고싶은 부위를 오십여년간 꾹 참고 항상 당신에게 먼저 건네준건데... 어떻게 그렇게 말할수가 있어. 리혼하는 날까지...”

화가 난 로부부는 서로 씩씩대며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각자의 집으로 가버렸다.

집에 도착한 남편 할아버지는 자꾸 안해 할머니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옳아, 정말 나는 한번도 안해에게 무슨 부위를 먹고싶은가 물어본적이 없었구나. 그저 내가 좋아하는 부위를 주면 좋아하겠거니 생각했지.내가 먹고싶은 부위를 떼여내서 주어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안해에게 섭섭한 마음만 들었고...돌아보니 내가 잘못한 일이었던 것 같아.나는 여전히 안해를 사랑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과라도 해서 안해 마음이나 풀어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남편 할아버지는 안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핸드폰에 찍힌 번호를 보고 남편 할아버지가 건 전화임을 안 안해 할머니는 아직 화가 덜 풀려 그 전화를 받고 싶지가 않았다. 전화를 끊어버렸는데 또다시 전화가 걸려오자 이번에는 아주 베터리를 빼 버렸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잠이 깬 아내 할머니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지난 오십여년동안 남편이 날개부위를 좋아하는줄 몰랐네. 자기가 좋아하는 부위를 나에게 먼저 떼여 건넸는데, 그 마음은 모르고 나는 뾰로통한 얼굴만 보여주었으니 얼마나 섭섭했을가? 나에게 그렇게 마음을 써주는줄은 몰랐구나.아직 나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노인데... 헤여지긴 했지만 늦기전에 사과라도 해서 섭섭했던 마음이나 풀어주어야겠다.”

안해 할머니가 남편 할아버지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남편 할아버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화가 났나하며 생각하고 있는데,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전 남편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남편 할아버지 집으로 달려간 안해 할머니는 핸드폰을 꼭 잡고 죽어있는 남편을 보았다. 그 핸드폰에는 남편이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보내려고 찍어둔 문자 메세지가 있었다.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배려로 인해 가끔씩 발생할수 있는 일이라 마음이 복잡하다.

두 이야기에서 보여주다싶이 일방의 배려가 어쩌면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줄수 있을지도 모른다.배려하는 방법이 문제인 것이다.하기에 배려라 해서 모두 좋은 결과를 낳는 것만은 아니다.상대방에 맞게 배려해야 상처를 받지 않는다.배려에도 예술이 필요한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들었다.지금까지 술자리에서 많은 선후배,동창생,고향 친구들과 만났지만 진심으로 상대방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간직한적이 있기나 한 것일가 하는 생각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겉으로 축하한다고,잘될거라고 위로하면서 술 사주니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혹시 “배려란 가진자의 여유다”라는 말과 같이 나의 배려가 과시로 보여졌는지도 모른다.

마음으로 생각하고 마음으로 다가서고 마음으로 양보하는 배려심으로 말 한마디를 함에 있어서도 상대방을 생각해서 말하고 행동함에 있어서도 상대방의 립장에서 행동하는 배려가 진정한 배려의 예술이다.

배려는 미덕이다.


이문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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