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빚(외1수)
홍영빈
인생 빚
이 아침도 고마움 드릴 곳은
나를 생성시켜준 조물주입니다
우린 간혹 인생을 두고
무명초요 일장춘몽이요 말하지만
하늘은 쓸모 없는 인간을
생겨나게 하지는 않았을 테고
땅 역시 불필요한 것들을
기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무거운 생각이 갈마듭니다
하얀 무정세월 종이말이를 펴주면서
아름다운 유정세월 그려 색칠해 보라는
하늘이 우릴 믿고 주는 사랑 못 느끼고
세월을 허송하며 귀한 인생을 마친다면
그보다 더 큰 빚
없을 줄로 압니다
인간 세상
이 땅덩이 위에 와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떠나고 남은 귀한 생령들
그나마 열 명 중 한 명은
장애자라 말하지만
하늘의 눈으로 본 것은
모두가 점 찍어 놓은 장애자들
이것이 바로 인간 세상인가 보다
서로가 돕지 않고는 못 사는
서로가 의지하지 않고는
죽어가는 목숨 하나도 못 구할…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1장 <나를 찾아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