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맛(외1수)
홍영빈
몸맛
입에 당기는 것이 몸의 수요라는 말에
불안한 생각들 듯
고루 먹는 것이 건강식이라는 말 또한
신통하질 않아
그것은 약식동근(药食同根)임을 알아차린 우리가
몸뚱이에 뿌리내린 혀가 알아서
몸 맛이자 입맛이 되던
원조들이 지녔던 신비의 공능을
우리들은 잃고 사는 것 아닌가?
노년
노년은 하늘이 내린 축복입니다
만년에 동심을 다시 찾아주는
노년은 자랑 겨운 기념탑입니다
밤과 낮을 어기 포개어 쌓아 올린
노년은 산 넘고 물 건너 온 이정표입니다
석양이 고맙게 황금 옷 입혀 주는
노년 청춘이 있고 젊은 노년도 있습니다
창신의 꽃은 노소를 가리지 않는
노년을 값지게 즐기며 삽시다
인생 잣대에 눈금을 바로 그어 가면서.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1장 <나를 찾아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