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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춘옥의 수필세계-추억의 요강단지
2021년01월26일 18:57   조회수:186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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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추억의 요강단지

한춘옥

 

추억의 요강단지 

옛 속담에요강뚜껑에 물떠먹는 이란 말이 있다. 우리는 먹거리에 대해 서는 신나게 이야기 하지만 배설에 대해서는 께름직해 한다. 하지만 입구가 있으면 출구가 있는 법이고 밥그릇이 있으면 배설물도 나름대로 담기는 그릇이 있을 것이다. 잊혀져 가는 요강단지 추억속으로 들어가 본다.

돌이켜보면 요강만큼 우리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것도 흔치 않았다. 나는 아마 요강단지 세대인가 보다. 어렸을때 잠자기전 방의 윗목한구석에 사기로 만든 요강 지가 놓여 있었다. 낮에는 딴전 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 두지만 부엌일 마친 엄마가 사기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서 일과가 끝난다.

공동화장실을 쓰던 시절 요강단지는 지금의 화장실처럼 편한 간이 화장실이였 . 인간본능의 으뜸인 배설욕구를 제대로 해결해 주었던 요강은 집집마다 없어서는 안될 보물단지 1호였다. 차가운 달빛이 서슬처럼 내려앉은 겨울밤 혹한에 문고리 얼어붙고 웃목에 떠놓은 물이 살어름가는 시절 방구석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요강이야말로 진짜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배설의 베이스캠프였다. 인간에게 배설의 기쁨보다 더한것이 있으랴!

요강단지는 우리조상들의 생활속 불편함을 편리하게 바꾸어준 지혜의 산물이다. 오줌싸개 아이들과 노인분들의 가장 절친이였던 요강단지는 사랑의 화신이기도 하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부모님 요강단지부터 비우고 씻던 세대들은 효를 몸으로 가르쳤다. 아버지는 아침마다 편이 주무셨어요?하면서 허리굽혀 인사올리며 요강단지를 들고 나오신다. 엄마는 저녁마다 요강단지 들여 놓으며 편이 주무세요!하고 공손한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부모님 요강단지 잘 비우고 깨끗이 씻는 자식은 자효녀라는 말까지 있었다. 이렇게 요즘 화장실의 원조인 요강단지는 효도문화를 이어가는데 공헌을 한셈이다. .

옛부터 오줌과 똥은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해주는 땅을 옥토로 만드는 든든한 거름으로 활용되였다. 우리조상들은 농업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면서 동물의 배설물은 토양에게 양도하고 다시 식물의 혜택을 받는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았다.

토양을 옥토로 만드는 생태순환은 자손만대를 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추억의 요강에 아버지는 시원하게 숙취의 잔재를 방뇨하고, 요강에서 가족의 배설물이 뒤섞이고, 채마밭의 거름이 되고, 시궁지렁이의 밥이된다. 하지만 요즘은 하수구에 거름을 흘러버리고 화학비료를 대량으로 쓰고 있으니 동식물의 생태순환이 파괴되는 것이 가슴아픈 일이다.

오줌은 우리조상들에게 요강을 발견 해 낼만큼 생활속 건강보물단지로 인식되었던 듯싶다. 심지어 오줌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이라고 건강에 탁월한 효과를 가져다 주는 각종 성분들이 있다.

<요로법> 실제 민간치료와 현대치료, 현대의학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생활속 삶의 지혜였던 요강을 통한 오줌받이가 바다건너 서양에 들어가 오줌을 통한 건강유지법들이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되고 있다.

인간본능의 으뜸인 배설요구를 제대로 해결해 주었던 초간편 해우소였던 요강단지, 그속에 깃들어 있는 가족이야기들을 회상하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대가족이 함께 가난하게 살았어도 가족의 사랑이 행복지수를 높여주었다. 사랑의 마음, 존경과 신뢰 나눔은 덕을 쌓는 방법으로 구한다. 그때 그시절 가족의 살을 섞는 요강단지야 말로 우리가 자랑하는 가족의 알파이고 오메가였다.

인정이 매말라가는 요즘 나는 현대식 화장실을 쓰면서도 추억의 요강단지가 그립 . 이웃도 모르고 방화벽으로 잔뜩 의심을 가지고 고슴도치 처럼 서로를 경계하는 요즘 양파같은 포장을 벗고 요강단지 같은 솔직하고 진실한 삶을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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