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외1수)
허강일
고향
고향은
죽어서
묻히고
살아서
그리운
곳이다
고향은
꿈속에서
아름답고
디뎌보면
눈물이
쏟아지는 곳이다
고향에는
고향노래가
잠들어
조용하고
낯 익은 얼굴
산기슭에
언덕으로
둥그렇다.
웃으며
달려갔다
울면서
돌아오면
할머니
이야기로
높아진
산마루
말없이
구름위에
고향
이야기
주어담는다
꽃은 웃은 적 없습니다
꽃은
웃은 적 없습니다
바람에 속아
가슴을 벌리고
춤을 추었을 뿐입니다.
꽃은
웃은 적 없습니다
줄기에서
쪼개져
갸냘프게
태여나
오래도록
간직되고 싶어
이쁜 모습
보였을 뿐입니다
꽃의 웃음소리
들어도 못보고
꽃이 웃었다고
맘대로 말합니다
이쁘다는 리유로
좋은 말
맘대로 가져다
찬미합니다
열매도 못보고
사라질
기막힌 운명인 것을 알면서도
활짝 웃었다고
말합니다
꽃은 웃은 적 없습니다
피여서
피여서
피여서
시한부 생명을
살다
간
운명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