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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 만나는 박일의 벽소설-꿈에 본 저세상
2021년01월08일 14:21   조회수:119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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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설

꿈에 본 저세상

박일

 

꿈에 본 저세상

 

 동주는 꿈에 칠수를 만났다. 칠수는 동주와 어릴적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였는데 지난해 저 세상으로 갔던 것이다.

 그런데 꿈에 보이는 저 세상 사람들은 모두 얼굴에 그늘이 비끼고 차거운 표정이라고 했는데 칠수의 얼굴은 달처럼 환하고 웃음이 넘실거렸다.

 “칠수야, 그곳이 도대체 어때?”

 동주가 물었다.

 “좋아!”

 “어떻게 좋은데?...”

 “우선 이곳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평등하고 공평한 거야, 여기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도 없고,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도 없고, 권력있는 사람 평범한 백성도 없고 지어는 남자 여자도 구별 없이 다 꼭 같은 거야.”

 “그러면 사는 재미는 별로 없겠다야, 세상에 살아가자면 남녀가 사랑하는 재미도 있어야 하고 못 사는 사람은 더 가지려고, 잘사는 사람은 아니 빼앗기려고 서로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그런 모순이 커져 여기저기서 포성이 울부짖는 전쟁같은 것도 일어나야 세상에 사는 거 같으루 한게 아니야?!”

 “그래, 너희들 세상에서 살땐 나도 너처럼 차원이 낮아 그쯤 밖에 생각을 못했어.”

 “임마, 우리가 차원이 낮다구? 그럼 너희들은 도대체 차원이 얼마나 높은데?”

 동주는 저 세상에 간 칠수가 하는 말에 기분이 잡쳤다.

 “좋아, 이렇게 비유하면 네가 조금은 알아들을 거야. 모기, 파리, 물고기 같은 저지력 동물은 1차원, 개, 소, 원숭이 같이 지력이 조금 높은 동물은 2차원으로 본다면 너희들 인간은 3차원인거야, 그렇다면 ‘저 세상’이라고 너희들이 말하는 우리 여기 사람들은 4차원의 머리로 사는 거야,”

 “무슨 떡대가리 같이 3차원이고 4차원이야, 좀 더 알아듣게 말해보라.”

 “음- 좋아, 너희들 인간 세상에서 누구라 할것 없이 모두가 가장 중시하는 물건이 뭐지?”

 “누구나?...혹시 돈?”

 “그래 돈 맞아! 너희들 인간 세상에는 돈이란 물건이 핵심중의 핵심이 되여 사람마다 그 물건 때문에 울고 웃지만 우리 여기는 전혀 아니야, 여기는 돈이란 이름조차 없는 거야, 알겠냐?”

 “모르겠다, 무슨 헛소리 치는지... 그럼 그 곳에도 술이랑 담배랑 있냐?”

 “있구말구, 여긴 없는 것 없이 다 있어, 그런데 술이건 담배건 밥이건 떡이건 너희들 인간 세상에서 보는 그런 형태로 된 물질이 아니야, 여기는 전부 미세 먼지보다도 더 보드럽게 가루를 내여 우리가 마시는 공기속에 밀착되여 있는 거야, 그래서 너희들은 하루 세끼 밥을 먹고 살지만 우리는 마음껏 공기를 마시며 사는 거야,”

 “그럼 그곳에선 하루 종일 다들 뭐 하냐?”

 “할일이 많아, 은하수를 넘나들며 너희들이 말하는 ‘달나라 별나라’를 구경도 하고 풀, 나무, 강, 바위하고 이야기도 하고...”

 “하긴 우린 가끔 화장터에 가서 이 세상 사람을 너희들의 그 곳에 보낼때면 ‘저 세상이 좋긴 좋은 모양이야 가는 사람은 많아도 돌아오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걸 보면’이런 우스개 소릴한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장난으로 해보는 우스개인거야, 너희들의 그 세상으로 가는 사람들은 한줌의 흙, 한가닥 연기로 변하는데 어떻게 돌아올수 있겠냐 안그래?!”

 “하하하 동주야, 너가 그렇게 밖에 생각못하니 너희들을  3차원 머리라고 하는 거야, 우리가 돌아가지 못한다구? 우리는 가고 싶으면 여기로 왔다가 그 이튿날로 바로 갈수도 있고 여기서 실컷 놀다가 백년쯤 지나서 갈수도 있고 또 다시 남자로 태여날수도 여자로 태여날수도 다 있는 거야, 그것이 ‘혼’이라는 거다. 너희들 인간세상에서 일부 임신부들이 왜서 아이를 낳기 바빠하는지 아냐? 혼이 아직 배속의 아이몸에 들어가지 못해 아이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거야.”

 “글쎄... 모르겠다 네가 하는 소리가 너무 엉뚱해서...”

 “그래 동주 넌 언제쯤 너희들이 말하는 ‘저 세상’으로 올거냐?”

 “난 네가 아무리 좋다고 떠벌여고 그곳엔 정말 가고 싶지 않아, 하기야 어느때 가든 꼭 가야하는 곳이겠지만...난 아직 한 30년은 이 세상에 버티고 있을거야...”

 “허허허 네가 버틴다고 네 뜻대로 되는줄 아냐?... 그래 네 생각대로 실컷 버텨보렴, 그럼 동주야 오늘은 이만 할까?”

 “그래, 꿈에 또 보자.”

 “그래!”

 “안녕!”

 동주는 칠수와 손까지 흔들고 꿈에서 깨여났다. 너무도 생동한 꿈이였다.

 동주는 이튿날 회사에 출근했어도 그냥 간밤에 칠수를 만났던 꿈이 눈앞에서 사물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문뜩 매일 출퇴근 할때마다 길에서 보군하던 “조박사 심리자문소”가 머리에 떠올랐다. 그곳에 가서 이 기의한 꿈을 한번 자문받고 싶었다. 동주는 회사에서 나와 “조박사 심리자문소”를 찾아갔다.

  동주는 먼저 조박사한테 어제밤 저 세상으로 간 칠수를 만났던 꿈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었다.

 “박사님, 이 꿈을 믿어야 합니까. 믿지 말아야 합니까?”

 “믿고 싶으면 믿고, 믿고 싶지 않으면 믿지 마십시오.”

 조박사의 해답이였다.

 이건 죽지 않으면 살소리다.

 “그게 다입니까?”

 동주는 화가 났다.

 “예, 그렇습니다.”

 “아니 이렇게 심리자문소를 꾸리려면 난 열개라도 꾸릴수 있겠네요. 누가 저보고 담배를 피우는 게 좋습니까 아니 피우는 게 좋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피우고 싶으면 피우는 게 좋고 피우기 싫으면 안 피우는 게 좋지요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고 또 누가 바람이라는 건 피워도 됩니까 하고 물으면 바람을 피워 될수도 있고 안될수도 있지요. 이렇게 대답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럼 동주씨는 어떤 답을 원합니까?”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고 명확하게 알려줘야지요. 그 꿈을 믿으십시오! 왜냐하면, 그 다음엔 이렇쿵 저렇쿵 하며 그 리유를 말씀하든지 아니면 그런 꿈은 믿지 마시오! 왜냐하면, 그 뒤에는 또 어떻쿵 저떻쿵 하며 그 리유를 말씀하든지 이렇게 해야하는 거 아닙니까?”

 “아- 동주씬 그런걸 바라는구만, 그러면 잘못 오셨네요.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갔어야 하는걸 그랬네.”

 “다른 곳이란건 어딥니까?”

 “밖에 나가서 동쪽방향으로 가는 108호선 버스를 타고 종점역에 가서 내리면 길 마중켠에 있는 건물에 큰 간판이 보일겁니다. 그리로 가보세요.”

 “뭐라고 쓴 간판인데요?”

 “할빈시 정신병원!”

 조박사가 또박또박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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