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엽의 마음(외1수)
선우련화
락엽의 마음
잎새들 내린다
울굿불굿 고운 몸 단장하고
가을 바람에 사랑을 기탁한 채
떠나는 아쉬움 추호도 없이
아껴온 정을 하나로 모아
웃으며 내린다
춤추며 내린다
한여름 뙤약볕에 흘리던 땀을
간밤 찬비에 말끔히 씻어버리고
싱그러운 땅우에 내려 수를 놓는다
겨울내 포근히 잠들라고
자기를 키워준 뿌리와
정을 나눈다
기쁨을 나눈다
가을 인생
모든것이 익었다
노랗게 빨갛게
익다못해
물들었다 불타오른다
영글어가는 후손들 앞에
주름잡힌 얼굴
서리내린 머리우에
싱싱히 자라는 추억
가을 인생은
추억 끝에 사색만 익었다
익다 못해 불타며
온몸을 재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