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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시인 홍영빈의 시 특집-비석(외1수)
2021년01월05일 20:48   조회수:60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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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외1수)

홍영빈 


비석

 

살아있는것이 죽어가고있는것이듯

죽고있는것이 바로 살아있는것으로 압니다

말없이 서있는 비석에

생평을 새겨넣으니

그것은 살아있을적의 사연일겁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몸을 두고

말하는,움직이는 비석이랄수밖에...


큰물이 지나간 강변에

 

큰물 지난 뒤 제곬 따라 흐르는 강물입니다

장마에 강뚝 넘쳐난 물과 함께 헤여졌다가

아무 일 없었다는듯 헤염쳐 모여드는

강물속 물고기들이 눈에 보이는듯합니다

 

내 오늘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강변 정자아래 큰물에 잠겨버렸던

둥근 돌상둘레의 돌걸상 찾아앉아

강 제방쌓기에 피로했던 근육을 풀며

벗들과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맥주병과 강물을 두고 사색에 잡깁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게 병에 담긴 이 맥주

많지도 적지도 않게 흘러야 할 저 강물

허투루 다스리면 넘쳐나버리는 맥주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4코너 <지고무상한 심지(心志)를 불태우는 시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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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화(외1수)

홍영빈 


하루 일화

 

아침밥 치르고 삽 메고 들로 나가다

오늘 뜨는 해는 낯선 어부의 차림새다

이윽고 머리우에서 떨어져 퍼진 날빛 그물에 갇히워

모든것이 죽어 흙이 된 시간을 파고 뚜지다

한낮에 사람이 개를 물어 죽인 소식을 접해 놀라다

저녁편에 꼬리에 눈알 박힌 인어가 되여

다행이 그물에서 빠져 속세의 틈새로 헤여들다

석양은 그물을 걷어가지고 아침사찰 떠난지 오래고

격류는 흐르로 파도는 이는데

자랑으로 떠올린 저세상 불멸의 충혼들이

별들과 이마를 맞대고 밤하늘을 장식하는

수놓이바늘끝에서 일어나는 가는 빛발이

눈을 간지럽혀 종시 잠을 설치고 만다

그래서 꿈도 없이 마른 잠이 만들어놓은

둥둥 뜨는것이 류수에 실리우는것이

락엽인지 흑싸리깍지인지…


성실의 등불

 

하늘 한복판에 걸려 그 누굴 기다리며

꺼질줄 모르는 성실의 등불!

 

이 등불 싸고돌며 수많은 별들이

빛을 내는 법을 배워 익히느라고

가는 세월 숫돌 삼아 신세지며

몸을 갈고 닦으며 오늘에 온줄로 압니다

이러한 별세계에 와서 사는 우리

제나름대로 속세 얘기도 구구합니다

성실의 등불에만 매달려 살려다가

부나비 신세되여 나떨어진 얘기며

 

이 등불 외면하며 살다가

귀신에게 잡히웠던 사정 얘기며

그래서 다시한번 사색에 잠겨보는

별처럼 반디불 하나 못달고 나선다면

적어도 밤벽에 이마 쫏기 십상이리

 

하늘 한복판에 걸려 그 누굴 찾으려고

지칠줄 모르는 성실의 등불…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3코너 <0에서 0까지 날아예는 농군의 가을정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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