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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시인 홍영빈의 시 특집-고향땅을 떠나온 길에서
2021년01월04일 12:31   조회수:67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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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땅을 떠나온 길에서

홍영빈 


고향땅을 떠나온 길에서

 

고향땅을 떠나온 길에서 지난날들을 더듬어보니

한때는 나에게도 없지 않았나봅니다

가냘픈 넋을 봄나비로 이마앞에 길잡이로 날리며

령 넘고 물 건느면 도화원과 잇닿아있던 길을

정작은 떠나지 못하였습니다.떠날수 없었습니다

할아버지적부터 가꿔온 피땀 배인 고향땅때문에

아버지적에도 떠나면 못살것 같아 매양 지키던 땅때문에

자손의 이름으로 넘겨받은 하루갈이 땅때문에

이렇듯 땅소리가 식어버린 꽃노래로 된후에야

내남없이 매달리면 새 거지 생기는 옥구구인줄 안후에야

고향땅을 떠나 나온 길이옵니다

 

뉘라서 농군의 후손이 아니라고 장담할수 있겟습니까

살모가 8모라고,홀로 이 논밭머리 지켜선

점심밥그룻 매달던 토지신나무에 목매이지 않으려고

인생길에 죽을 괘가 99괘인줄 번연히 알면서도

고향땅을 뒤에다 두고 이렇게 떠나 나온 길이옵니다

기업을 꾸리고 려인숙을 꾸려도 숫눈길인줄

상점을 차려도 음식점을 차려도 모래밭길인줄

떡장사를 해도 닭알장사를 해도 진창길인줄

날품팔이 달삯일을 해도 산벼랑길인줄을

모르지 않고 떠나 나온 설매화의 길이옵니다

 

<<천하지대본>>을 명줄처럼 외우며 큰 나를 버리고

밉상스레 붙어다니는 농민이란 이름딱지를

비바람과 눈보라와 해빛으로 지워버릴 심사에

굴레 벗은 망아지로 뛰여나온 길입니다

고향집문을 열고 고향마을 동구밖을 벗어나서

심상치 않은 로고로 하여 움츠렸던 작은 나를 꾸짖으며 일깨우며 가는 길이옵니다

뒤에선 내 몸에서 떨어진 병든 애수의 잎들이

디굴디굴 대굴대굴 락엽으로 딩구는데

앞에선 벌써 나의 목마름과 굶주림을 알아차리고

 

선악과(善)나무가  마중나와 나의 선택을 기다리고

나의 담략을 기다리고 나의 슬기를 기다리고

새삼스레 따져보는 보잘것 없는 나의 모든것

내 몸 무게로 말하면 50키로 안팎으로 알고있지만

내 령혼을 달아본다면 5그람 안팎으로 알고 있지만

육체와 정신을 이토록 키원준 고향땅을 못잊어

등에 산을 업고 가슴에 들을 안고 옆구리에 내물 낀

죄꼬만 고향마을에 두손 모아 선절 드리고

돌아서서 유정세월이 내놓는 새 천하를

두손 벌려 달갑게 받아들이며

일맥상통하는 넓은 길을 마음의 눈으로 밝히면서

유무상통의  먼먼 길을 내 다리로 걸어보는 길입니다

단군 후손인 나의 생명체를 불멸의 음양으로

재조합하며

생물의 기로 소우주로 멎지 않고 돌아가야만

생존하는

길손 아닌 길손으로 길 아닌 길을 걷고 있지만 또한

생소하지도 않은 길인가봅미다

외롭지도 않은 길인가봅니다.

한낮의 거리에선 우리글 간판이 반기면서 맞아주고

한밤의 어디선가는 정다운 우리 말소리가

학이 우는 소리로 청청하게 우아하게 들려옵니다.

<<학이 우는 소리>>에 반하여 밤하늘을 우러러

별들로 재생한 충혼들 속에서 내 나름대로 뵙고픈이 찾아

조용히 만나봅니다. 얘기도 나눠봅니다. 사색에 잠깁니다

우리의 걸음을 재촉하여 가닿아야 할 길을 두고

우리의 두손으로 꿏피워야 할 일자리와 일감을 두고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땅 뚜드려

민족의 불운을 통탄하시던 우리의 열혈시인

리상화님과

고국산천을 리별하고 떠나가는

겨레들 슬픔과 비운을 애탄하시던 향토시인

김소월님과

더불어 한지평선우에서 해보는 생각

우리 다시 알자고,속박과 굴종이 자멸의 길인줄을

우리 또 알자고,봄속에 살면서 봄을 빼앗기지 말아야 할것을…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4코너 <지고무상한 심지(心志)를 불태우는 시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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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화(외1수)

홍영빈 


하루 일화

 

아침밥 치르고 삽 메고 들로 나가다

오늘 뜨는 해는 낯선 어부의 차림새다

이윽고 머리우에서 떨어져 퍼진 날빛 그물에 갇히워

모든것이 죽어 흙이 된 시간을 파고 뚜지다

한낮에 사람이 개를 물어 죽인 소식을 접해 놀라다

저녁편에 꼬리에 눈알 박힌 인어가 되여

다행이 그물에서 빠져 속세의 틈새로 헤여들다

석양은 그물을 걷어가지고 아침사찰 떠난지 오래고

격류는 흐르로 파도는 이는데

자랑으로 떠올린 저세상 불멸의 충혼들이

별들과 이마를 맞대고 밤하늘을 장식하는

수놓이바늘끝에서 일어나는 가는 빛발이

눈을 간지럽혀 종시 잠을 설치고 만다

그래서 꿈도 없이 마른 잠이 만들어놓은

둥둥 뜨는것이 류수에 실리우는것이

락엽인지 흑싸리깍지인지…


성실의 등불

 

하늘 한복판에 걸려 그 누굴 기다리며

꺼질줄 모르는 성실의 등불!

 

이 등불 싸고돌며 수많은 별들이

빛을 내는 법을 배워 익히느라고

가는 세월 숫돌 삼아 신세지며

몸을 갈고 닦으며 오늘에 온줄로 압니다

이러한 별세계에 와서 사는 우리

제나름대로 속세 얘기도 구구합니다

성실의 등불에만 매달려 살려다가

부나비 신세되여 나떨어진 얘기며

 

이 등불 외면하며 살다가

귀신에게 잡히웠던 사정 얘기며

그래서 다시한번 사색에 잠겨보는

별처럼 반디불 하나 못달고 나선다면

적어도 밤벽에 이마 쫏기 십상이리

 

하늘 한복판에 걸려 그 누굴 찾으려고

지칠줄 모르는 성실의 등불…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3코너 <0에서 0까지 날아예는 농군의 가을정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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