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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  좋은 글  >  여니의 시향-붓꽃에게(외1수)
여니의 시향-붓꽃에게(외1수)
2020년12월29일 16:40   조회수:55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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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꽃에게(외1수)

권연이

 


붓꽃에게

 

네가 지금

만발하여 있는 구석진 그 자리

지난 가을

내가 한없이 울었던 자리더구나

내가 흘린 눈물 먹고 피어나

그래서 너도

이슬 머금고 피어난 건 아닌지

그때 그날,

서러워도 서러워도 아닌 척 할 걸 그랬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서

함초롬이 자주빛 피워 올리는 너

한잎한잎 피워

한송이 되더니

한송이한송이 지천을 물들이는구나

 

그렇게 보라빛의 위로가 되어준 너를

나는 여태

나는 여태

너의 이름도 몰랐구나

 

(연변일보 2019.8)

 

잡지 않기로 했다네

 

사랑한다고

숨막히도록 껴안고

죽어도 놓지 않을 듯 하더니

한 줄기 새벽 찬비에

무더위도 사랑도 질식해버리고 말았네

빈 허울만 남겨놓고

여름은 그렇게 씩어버렸네

금세 돌아서서 떠날 차비를 하고 있네

 

나는 잡지 않기로 했다네

기어이 떠나려는 여름을 잡지 않기로 했다네

저 산너머에서

까치발하고 서성이는

내가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 올

가을이 기다린다네

 

나는 가을을 부를 거네

나는 가을로 갈 거네

 

(흑룡강신문 2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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