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다,집(외1수)
홍영빈
산,바다,집
산이 앞을 막아 답답했던 속을
후날 바다와 마주할 때 풀었다
등뒤 바다로 하여 부서졌던 마음이
다시 모여 뒤심 된건 산을 업은후였다
이런 생각에 우리 사는 집들을 살펴보면
산과 바다와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듯
또한 우린 바다와 산 없인 못살듯
하여 내남없이 바다와 산을 눈에 담아와
마음의 고향집을 새롭게 차리지 못할가
앞에는 바다 뒤에는 산…
거부기
물에 잠겨 사는 날이 많은 너로서는
그 말라터진 등이 부러웁다
물에서 가는 너의 거동을 보노라니
기는지 걷는지 알수 없는것이 부러웁다
물우에 뜰적엔 솥뚜껑 같던 네가
물가에 엎드린것이 빨래돌 같아 부러웁다
목을 쭈-욱 빼내 들어 양기(阳器)로
목을 쑤-욱 음츠려 음기(阴器)로
례사롭게 보여주는 네가 부러웁다
굼뜨다는 남들의 평판엔 아랑곳하지 않는
변함없는 완벽한 몸 그래로가 부러웁다
그 언젠가 토끼와의 달리기에서 이겨
목에 금메달 걸었던 네가 부러웁다
너는 등에다 공(球)의 무게를 새겼으니
한번쯤 하늘에 날아올라볼 날 있을가보다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2코너 <천상(天上)의 고독에 찍어놓은 소음인의 그림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