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天上)의 고독(외1수)
홍영빈
천상(天上)의 고독
-해와 달의 고독을 두고
한낮에 해님에게 고독을 알아보니
님 역시 빈 몸으로 이 세상에 온후로
이 땅의 생령들을 키우는 재미에
고독이 무엇인지 모른다 하시고
한밤 중 달님 찾아 고독을 물었더니
해님 도와 생령들을 돌보느라고
해님을 찾아 뵙는 휴식밖에는
고독을 운운할 여유가 없다 하니
고독병도 주인을 알아보고 생기는듯
돌세계에서
공휴일날
돌집문을 나서서
돌뜨락을 질러지나
돌길을 따라 걸어
돌광장에 이러러
돌상 둘레에 놓인
돌걸상에 앉아 쉬면서
돌조각상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
지금은 사람의 오장륙부에서마저
돌(结石)이 생기는 세월이라 하니
인생들이 걱정스럽다
소박하고 무독(无毒)한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가기전에 돌이 되는 생각에……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2코너 <천상(天上)의 고독에 찍어놓은 소음인의 그림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