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외1수)
홍영빈
동포
1
반도에 얼을 묻고 철갑 두른 소나무야
반만년 풍설사로 해적 막아 장할진대
반으로 금이 실리니 앓는 몸이 딱하구나
2
반세기를 두고두고 꾸어온 통일꿈을
반 성사도 못하고 버리지 못할 사정
반신반의 하지 말아라
희망도 절망될라
3
반백 넘긴 앞집 할배 운명도 기구하여
반자식 북에 두고 반자식 남에 두고
반신불수 아픈 몸으로 갈린 마음 달래네
하나
-안개 낀 날 바다를 찾아서
바다와 먼곳에서 바다 구경 떠나와
차를 멈춰세운 곳이 분명 바다기슭이건만
해 잘 나는 날의 바다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하늘조차 내려앉아 하나로 범벅이 된 곳
잘못하면 나까지 잃어버릴 듯
꿈속 같은 묘연함의 신비로운 자리에서
해몽을 기다려야 할 이 시각에
마음의 눈으로 둘러보고
마음의 손으로 뒤져찾은
세월의 조화속에서 상처진 혼신들과 함께
하나쪽으로 거설러보는 뿌리의 세계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2코너 <천상(天上)의 고독에 찍어놓은 소음인의 그림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