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외1수)
변 일
환
달빛 어지러운 휘청임
이 밤의 끝을 쥐어주고
은하수 별무리 털어내는
유난히도 더운 6월의 밤
황망히 드러누운
길목의 흐트러진 그림자
열어젖힌 창가
깊은 색 바랜 소야곡
미어질 듯 깊어가는
고요한 어둠의 안에서
망설이다가 불러보는
6월의 환, 그리운 사람아.
겨 울
타오르 듯 피다 진 동백의
뚝- 떨어진 울음
하얗게 날린 영혼
미끄러지 듯 내려앉아
쭈그리고 훌쩍인다
묵묵히 합장하는 가로등
고개 돌려 외면하는 가로수
길 잃은 바람만
가슴에 기댄다
찾는 이 없는 골목길은
새벽으로 이어지고
그 위에 남겨진 발자국만
나란히 추억을 묻힌다.
(연변일보 2020-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