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국(외1수)
홍영빈
된장국
지금은 세월형편이 좋아져서
사흘이 멀다하게 고기반찬을 맛본다
고기중에서 고기를 골라 안주하며
이따금 취한 잠자리서 깨여나면
해장술 한잔 하려 된장국을 찾군 한다
조밥과 함께 끼니 이었던 옛 세월의
그 된장국이 아직도 밥상에 오름은
지난날을 잊지 말고 약이 되라고 하는듯
겨레의 인생행로에서 못빼놓을 된장국
향기 짙고 시원한 그 맛을 음미해보노라니
질그릇에 따끈한 궁한 속풀이 제일 된장국
자주 먹으면 암병도 침범 못한다는 된장국
언제 어딜 가도 못잊을 신토불이(身土不二)
속보기
우리 사는 이 지구가
분명 해를 싸고 돌아가고 있건만
우린 오히려 굳어진 버릇 그대로
해가 우릴 두고 뜨고 진다고 한다
저 하늘의 별들을 잘 모르긴 해도
저마끔 몸집들이 둥글터인데
우린 그 빛까지 살로 만들어 붙여서
오각별로 그려놓군 한다
그래서 정신과 육체로 받아들일 준비된
온갖 시련 다 겪어내는 녀인을 두고도
사소해서 맘이 좁다고들 하지만
맘 넓다는 남자를 키우는 그속을 본다
우리가 태여남은 세상속 보려는 것
시인과 중의(中医)가 많이 생기는
중국사람은 겉으로부터 속을 보는 족속
철인(哲人)과 과학자가 흔한
서방사람은 속을 파고 들어가보는 족속
아무튼 어려워도 보아내야 살수 있는 속보기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1코너 <담박한 인생에 담은 순간의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