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무게(외1수)
홍영빈
마음의 무게
내 몸이 어떤 땐 빈 그릇이 됩니다
둘러보는 주위엔 그 무엇들로 차있건만
내 몸은 어떨적엔 빈 꽃병이 되군 합니다
풀꽃과 나무꽃 별꽃과 인생꽃 흔하여
그릇 채울 것 없다 하니 거지말 되고
병에 꽂을 꽃 없다 하니 못믿을 말이라
뚜껑 봉해버린 텅 빈 그대로
인생 쪽배를 다투어 노저어 가는
세월 강물의 한 구간에 끼여서 둥둥…
가는 길
어두운 땅속으로부터 돋아올라오는
봄싹들을 눈여겨봅니다
어두운 어머니 배속에서 태여난
새 생령들을 생각하여봅니다
해님은 어둠속에서 모든것들이 하도나 귀여워
쓰다듬고 보살피며 이끌어주시다가도
하루 절반은 내버려두고 가군 합니다
이러한 때 살펴보는 밤하늘엔
저마끔 빨간,파란 등불 켜들고
어둠으로 덮인 세상 길 밝히면서
영원을 찾아가노라는 별과 별들이
오돌차고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이 밤도 별들과 얘기나누는
발사장치와 접수장치를 돌리면서
먼지 낀 하얀 넋을 닦고있는 길입니다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1코너 <담박한 인생에 담은 순간의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