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동물원이 관람객을 끌기 위해 개를 판다처럼 염색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N,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중국 광둥성 산웨이시의 한 동물원이 이른바 '판다견' 두 마리를 관람객들에게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관람객이 찍은 영상을 보면 개 두 마리의 얼굴 전체는 흰 털로 뒤덮여 있었고, 눈과 귀 주위가 검게 염색돼 있었다. 앞다리와 뒷다리도 판다처럼 검게 염색됐다. 판다처럼 꾸며진 개들은 꼬리를 흔들거나 혀를 내밀며 헐떡거렸으며, 심지어 짖기까지 했다.
당초 해당 동물원은 멸종위기종인 판다를 볼 수 있다고 광고하면서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정작 우리 안에 있던 건 판다가 아니라 판다처럼 보이도록 염색한 개라는 사실을 알고 관람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논란이 이어지자 동물원 측은 해당 동물들을 '판다견' 품종이라고 소개하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비판 여론에 동물원 측은 "우리 동물원엔 진짜 판다가 없어 차우차우 두 마리에 판다 무늬를 그려 선보였다"고 했다. 동물원 측이 개를 판다로 둔갑시켰다고 인정하자, 현지에서는 관람료를 환불해 달라는 요구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개를 판다로 둔갑시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장쑤성 타이저우의 한 동물원이 판다견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당시 타이저우 동물원 관계자는 "개를 판다로 염색하는 아이디어는 인터넷에서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동물원은 규모가 작아 진짜 판다를 들여올 수 없다"며 "동물원의 재미를 더해서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판다견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시 동물 학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국제 동물보호단체 PETA는 염색이 반려견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염색약은 반려견에게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할 수 있고 자칫하면 화상을 입거나 독소에 노출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