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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시인 홍영빈의 시특집-순간의 자리 (외1수)
2020년11월10일 17:47   조회수:102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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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자리(외1수)

홍영빈 


순간의 자리

 

잠자리에 누워서 눈을 슬며시 감노라면

두간하게 령혼을 잠재우지 못하는 꼴로

이쪽도 저쪽도 아닌 한순간을

이따금 퍼그나 애를 먹군 하는 자리

 

삶을 뒤적거리는 이 자리 찾아

어제가 묵은 빚을 재촉하고 갔는데

래일이 또 나타나 새 빚을 안겨주는

이럴 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자리

 

이 밤도 무겁게 등진 지구 저쪽서

돌아오는 아침해 맞아 어둠속 지나

몸은 벌써 동산마루에 달려가 서있는

싱싱한 해살 한대 동냥하는 나그네 된 자리

 

얻어온 금빛해살을 백양나무 옮기듯

토막 잘라 성실의 토양에 꽂고꽂아

꽃나무 꿈나무 밭으로 키울 심사에

벽시계소리 재촉하는 잠들기 전 한참은

꿈과 생시를 이어놓는 자리

 

 

50고개에 올라서서

 

 

50고개에 올라서서 되돌아보며 불렀더니

숱한 내가 기여온다 걸어온다 뛰여온다

제각기 와서는 허물없이 이야기한다

무정하게 떠났다고 투정질한다

 

50고개에 올라서서 백살 장수길 바라보니

숱한 내가 자리뜬다 사라진다 없어진다

숙였던 머리를 묵묵히 쳐들고

고개길 언덕마다에 꽃씨를 뿌린다

 

지나간 나날들이 꿈만 같다 하지 말란다

닥쳐올 날과 날도 꽃밭만이 아니란다

다만 알아두란다 부디 기억하란다

어제날에 얼룩진 발자국과 발자국들

 

나는 50고개에 자리하고 서서

지나온 낮을 찾아올가 머리에 물감을 먹인다

닥쳐올 밤의 검은 칠을 벗긴다

100을 접어 거울에 마주선 50고개여…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1코너 <담박한 인생에 담은 순간의 자리>에서

홍영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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