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외1수)
방태길
민들레
고향의 길가에 조용히 앉아
가슴에 손을 얹고 외로운 맘 달래며
까닭없는 그리움에 모대기던 꽃
짧은 생이라도 정성을 고여
꽃대를 밀어올려 노란 꽃 피우며
언덕의 지는 노을 보고 웃던 꽃
지금은 바람타고 그리움이 있는
사랑담은 하얀 꿈이 손짖을 하는
그 곳에 날아가는 꽃...
앉은 곳이 집이라고 다시 심어져
해빛 먹고 달빛 먹고 바람과 함께
곱게 웃는 고향의 꽃
배추
배추의 노란 무늬를 소곤소곤 읽다가
눈가루같은 소금을 휘엉휘엉 날린다
배추는 독안에 엎드려서 울다가
엄마의 근심 더는 김치가 되였다
고추가루 양념에 맥이 빠져 서러웠으나
맵고 짠맛 어우러져 김치로 탄생한다
추운 겨울 시골에서 배가 고플 때
배추김치는 없으면 안되는 반찬이였다…
(연변일보 2017년 5월 18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