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개념(외1수)
홍영빈
시의 개념(외1수)
그것은
언어의 알곡무지를 원료로
정선 가공된 맛내기
그것은
물에 알맞게 풀어 써야
단맛을 보는 사칼린
누구의 시는 식초 같고
또 누구 누구의 시는
산초가루, 후추가루 …
그것은 없어서는 아니 될 정신조미료
우리의 봄
설매화가 앞장서서 꽃길 내니 봄입니까?
진달래 따라 나서며 꽃가지 드니 봄입니까?
백화가 나름대로 만발하지 봄입니까?
백조가 모여들어 춤을 추니 봄입니까?
피고 지는 꽃들을 두고 오고가는 철새를 두고
나는 봄을 헤아려봅니다. 사색에 잠겨봅니다
봄을 동냥하는 마음들을 맥 짚어봅니다
지금은 지구촌 집집마다 화단을 넓혀가건만
한번 꽃 피우면 질 줄 모르는 무궁화자리 비어있다면
그 어찌 정녕 봄이 왔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1코너 <담박한 인생에 담은 순간의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