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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철의 시문학-입추(외1수)
2020년10월21일 19:20   조회수:233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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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외1수)

이홍철

 


입추 (외 1수)


 

아플 듯이 따가운 햇살이

가을을 슬퍼하는

여름매미의 등을 아프게 핥는다

풀들의 주절대는 소리가 또렷하니

게을러진 들의 누런 풍경도

길게 허리를 편다

 

시간을 기다리는 여정이

긴 터널을 빠지는 기차 같다

골수 빠진 뼛 속 깊은 동굴로부터

서늘한 바람이 가을을 몰아온다

 

그리고 액자 속의 풍경마냥

터널 저끝에 파랗게

그리고 더 파랗게

하늘이 걸려있다.

 

 

낙타 그리고 아버지

 

산을 이고 가는

긴 그림자가

산보다 작은 언덕을 넘어

길보다 먼길을 간다

 

뜨겁게 익은 낙과(落果)를 밟으며

신음이 애처로운 그 길을

시간도 외면한 봉분을 에둘러 가고 싶다

 

어느 날

붕괴된 산의 잔해에 깔린

박제된 미라가

아버지라 믿고 싶다면

그래도 봉분을 만들지 말자

 

굳이 비문을 새기겠다고

고이 잠든 낙타를 깨우지 말아야겠다

 

산이 무너지는 소리가

천둥같이 여운도 길구나…

 

   (연변일보 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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