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외1수)

김기덕 

봄비

하늘과 땅이

서로 생명의 피줄을 잇는

자연의 아름다운 목소립니다

파아란 생명들과 소곤거리는

땅이 움트는 록색의 형용사

창밖에 내리는 비소리를 들으면

나는 한없는 우주로 려행하는

즐거움으로 부풉니다

꿈애기들이 꿈을 열고 소곤거리며

4월의 렌즈에 속삭임을 담고

풀잎마다 감격으로 반짝이는

새로운 꽃에 나를 옮깁니다

지평선에 기지개 켜는

하늘과 땅의

날씬한 허리가 정말 예쁩니다

와-,

하루 종일 취할 것 같습니다

 우수(雨水)

초가집 용마루에 기여오르다

봄 농기구 손질하는

할아버지 손등에 떨어진

우수의 옆모습이 완연하다

봄까치 몸 풀자리

이날의 36도 감성인듯 따뜻한데

바다의 파도소리 가까운 곳

랑만의 백사장 끝없이 안기는

감동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새벽 봄하늘이 하도 좋아서

하늘을 방랑하는 물안개

고기 잡는 사나이의 다래끼에

푸르른 이야기로 반짝이고

대동강 지퍼를 열어가는 백두산

흰 옷을 벗어 표백하는

미아리 끝자락에

징검다리 건너편 우수의 모습이

그림자처럼 나에게로 바람 분다

                             <미소200g>중 제1부 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