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지역변경]
업체입주
위챗으로 스캔하기
업체입주
등록
위챗으로 스캔하기
등록하기
포스트  >  좋은 글  >  김영분의 수필마당-편견의 마스크를 벗어라
김영분의 수필마당-편견의 마스크를 벗어라
2020년09월14일 20:21   조회수:329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수필

편견의 마스크를 벗어라

김영분

 

편견의 마스크를 벗어라

 

중국 속담에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백번을 들어도 한번 직접 보기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나에게 있어서 려행이 바로 이런 것이다.

나는 려행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다. 결혼초기에는 애 둘을 데리고 엄마부대와 같이 북경을 선두로 항주, 위해, 연태 등 여러 곳을 다녀보았고 출장으로 일본을 둘러보았는가 하면 등산팀 멤버들과 내몽골 가족여행도 다녀왔고 친구들과 한국에 빨갛게 불타는 내장산 단풍구경도 즐기고 왔다. 이외에도 할빈빙등이며 서북의 청해호며 계곡이 숨이 멎을 것처럼 아름다운 구채구 려행도 다녀왔다.

려행은 내가 질리도록 오래 머물던 곳에서 다른 사람들이 지루하게 살던 곳으로 떠난다는 말도 있다. 내가 생활하던 익숙한 생활패턴을 떠나 새로운 기운이 흐르는 곳으로 일탈하는 것이다.

전혀 다른 세상 속으로 들어가보면 살아가면서 짊어지고 있던 불행한 생각이라든가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 등이 저도 모르게 사라진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하는 감수가 페부 호흡과 함께 깊숙히 스며들면서 품었던 편견과 의혹들이 쉽게 풀어진다.

한국과 일본 무역을 많이 하는 우리 회사에는 황사철이 되면 손님들이 마스크를 끼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말은 하지 않아도 너희들 나라 공기가 이 모양이니 우리가 이렇게 마스크 무장을 하고 왔노라 시위하는 것처럼 보였다. 코 막고 답답한 손님들의 표정도 살필 수 없는 상황에 혼자 상냥히 웃으며 상담하는 것도 왠지 기분이 잡쳤다.

거기에다 식사시간이 되여 나름 장사 잘 되는 맛집으로 안내를 하면 흥성흥성한 장면에 피씩 웃음을 짓는 경우도 있었다. 식당분위기가 흥성의 수위를 넘어 시끄러운 건 나 자신도 수긍을 하지만 대놓고 피씩 거리는 모습은 바로 나를 비웃는 것 같아 몹시 불쾌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려행을 통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불만 아닌 다른 안목을 가질 수 있었다.

내몽골 옥룡사막에 갔을 때의 일이다. 사막을 처음으로 체험했다. 사막이라면 황사가 먼저 떠오른다. 한국뉴스를 보면 봄 철만 되면 중국 황사가 한국까지 날려가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는 보도를 많이 한다.

정부에서는 왜 사막을 저리 방치해둘가 하는 고까운 생각도 잠시 했었다. 내 체면이 괜히 구겨지는 거 같아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다.

그런 생각을 안고 내몽골사막으로 향했던 나였는데 정작 거침없이 사막 속에 던져졌을 때는 그 누르꾸레한 황량함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헉 하고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티비에서나 보던 일망무제한 노란 모래가 끝도 없이 하늘 자락 까지 뻗었다. 사막은 노오란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면서 흐늘흐늘 뱀혀처럼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정오의 해볕은 얼마나 따가운지 얼굴이 따끔거렸고 바람은 흥분한 사람이 휘파람을 불 듯  쉴새 없이 모래가루를 이리저리 휘젓고 다녔다. 일년 사시장철 비도 거의 내리지 않는 자연환경 속에서 의리있게 사막을 지켜 내고 있는 것은 모래 뿐이였을 것이다. 모래도 얼마나 따갑고 고통스러울가 하는 생각에 불쌍하기 까지 했다.

면적이 자그만치 1만무가 된다. 표준화로 건설된 축구장 1000개 정도 남짓한 면적이였다. 그곳에 생활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려행객들의 락타 체험과 사막모터찌클 체험을 위해 세워진 자그마한 매표소가 눈에 띄울 뿐이였다. 사막은 계속 넓혀져 나가며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사막 변두리에는 국내외의 봉사자들이 힘겹게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강우량이 턱없이 부족한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정부에서 사막 록화사업을 부실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불만이 많았지만  사막을 한바퀴 걷고 온 후로는 이런 생각이 안개 걷히 듯 깡그리 없어졌다.

  지금은 마스크 낀 손님들과 황사를 얘기할 때 아주 담담해졌다. 그 큰 사막을 관리하는데 얼마나 어려운지 아냐고, 말 한 두 마디나 돈 몇푼 협찬으로는 대자연의 흐름을 막기는 어렵다고 말이다. 이것은 관리 문제도 있겠지만 대자연의 정상적인 발전과정이다. 사막에 비가 많이 내리게 하기 위해 전 세계가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 절대 누구를 탓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누구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황사방지 마스크를 낀 손님들을 볼 때 이전처럼 고까운 생각이 적어졌다. 담담히 받아 들일 수 있었다.

사막려행은 내 마음의 마스크를 벗겨줬다.그 덕분에 편견을 버릴수 있었다. 지적하는 말을 들었을 때 상대방을 탓하고 의심하기보다는 편안하게 나 자신을 먼저 되돌아볼수 있는 넓은 아량을 가질수 있게 되였다. 

려행은 내가 있던 자리를 떠나 다른 곳에서 다시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중국 속담에 당사자는 곤혹스러워도 방관자는 잘 알고 있다는 말이 있 듯이 한번쯤은 나자신의 방관자가 되여 자세히 살펴볼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아주 뜻깊은 일이다.

백번보다 한번. 나는 려행이라는 처방으로 자신감도 찾았고 많은 편견을 버렸다.


김영분.jpg

 

 

 



포스트 아이디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소개
청도작가협회
추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