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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춘옥의 수필-말쟁이
2020년09월08일 19:38   조회수:293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수필

말쟁이

한춘옥

 

말쟁이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 말이 있고 글이 있다. 그래서 말쟁이, 글쟁이도 생겨난것이 아닐까? 군자는 글쟁이의 붓끝, 칼잡이의 칼끝, 말쟁이의 혀끝을 피한다. 천냥 빚도 갚는 말의 힘과 그 중요성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말은 마음의 초상이다. 분노를 안고 있는 사람은 말이 거칠고 안정감이 약한 사람은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한다. 열등감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헐뜯고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과장되게 말한다.

마음에 비통함이 있는 사람은 비판적인 말을 많이 하고 마음에 자신감이 약한 사람은 자기자랑을 늘여 놓는다. 마음이 조급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한다.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 

마음이 행복하고 안정적이며 담대한 사람은 부드럽고 진실되게 격려하는 말을많이 한다.이런 사람은 향기가 있는 꽃처럼 화분을 만들며 곤충을 불러들여 꿀을 빚듯이 달콤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간다

누구도 자기가 하는 말이 다 뜻이 있어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자기가 뜻하는 바를 모두 말하는사람도 거의 없다. 질병은 입을 좇아 들어가고 화근은 입을 좇아 나온다.

옛날 우리 옆집에 말쟁이 아저씨가 살고있었다. 부지런하고 재간 많아 온 동네에서 생활의 달인이라고 불렀다. 말쟁이 아저씨는 유머도 많아 동네방네 뉴스를엮어서 항상 폭소를 터치군 했다.

한번은 말쟁이아저씨가 친구들과 같이 술을 마시면서 주고 받은 말이 눈덩이처럼 굴러 주인공의 집에 흘러들어갔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어느 미인과 출장가며공항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했다는 말이 한사람 건너 둘이 같이 출장갔다로 변했고 또 한사람 건너서는 아예 둘이 출장길에 정이 통했다고 본사람까지있다로 소문이 번졌다.

옛말에 떡은 굴러가면 작아지지만 말은 굴러갈 수 록 커진다는 말이 있다. 말의 힘은 마치도 화산 과도 같다. 한 가정에 폭탄을 던져 리혼에 이르게까지했다. 말쟁이 아저씨가 억울하다고 아무리 하소연해도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야 진상이 밝혀졌다. 하지만 한 가족의 비극은 모래밭에 쏟은 물처럼 다시 담을 수 없었다.

발 없는 말이 시간과 공간을 뛰여넘어 천리를 간다. 옮겨가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 있는 인간세상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몇년전 일본 대지진뒤에 우리나라 소금전쟁이 바로 말쟁이들이 빚어낸 유치한 짓거리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시기질투가 있다. 특히 직장에서 이쁘고 능력있는 여성에게는 항상 돌개바람같이 괴롭히는 일이 있다. 나의 한 친구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모델과 같은 체격을 가진 인물이다. 다른 사람의 눈총을 받으며 항상 조심스럽게 상사와의 관계를 처리했다.

하지만 시기질투심이 불러일으킨 말쟁이들의입질을 막을 수 없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수 있느냐고 역설을 퍼뜨렸다. 두 가정이 많이 흔들렸고 너무도 힘들어서 쓰러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그뒤에 있다. 어떤 소문은 아니라고 변명하면 오히려 더 커진다. 누가 꼬리 있다고 소문퍼뜨리면 바지 벗고 없다고 보여줄것인가?전체 교직원 대회에서 두사람 일을 해석하니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였고 완전 추리소설이 되고말았다.

나는 친구에게 시간이 약이라고 억울해도지금은 침묵이 가장 바람직하니 모든것을 시간의 흐름에 맡기라고 다독였다. 상처치유에는 그래도 자연이 최고이다. 바보는 방황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여행을 떠난다.주말에 등산을 하면서 혼탁한 마음에 탁기를 빼고 산 정상에서 있는 힘껏 소리지르고 나면 몸과 마음이 조금씩 평정을 찾게 된다고 했다. 맞서 싸울수 없는 일에는 한발 물러서 바라보면서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약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고 평화는 사랑을 떠나 존재할 수 없는 법이다. 하늘아래 어디든지 물론하고 사람이 있는곳에는 미움과 질투가 있기 마련이다. 얄미운 말쟁이들의 퍼뜨린 오염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때론 몰라서 때론 알면서 속히우지만 말은씨앗이다. 뿌린 씨앗에 따라 인생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말의 색깔이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마음이풍요롭기 때문이다.

말을 많이 한다는 것과 잘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말을 잘하면 남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고 듣는 사람들에게 많은 게시도 주게 된다. 하지만 말이 많다는건 남을 피곤하게 한다는말과 일맥상통하다. 말이 많아서 좋을게 하나도 없다. 괜스레 옆사람들을 피곤하게 하고 사람사이를 갈라놓는 엉뚱한 말도 하게 된다.

자고로 세상이란것이 그러했으니 별로 해괴한 일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 글쟁이들도 가끔 살펴보면 주변을 마구 들볶으며 다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어 안타까울뿐이다.말로 오해를 만들고 마음에 담벽을 쌓게 하니 까.

어쩌면 이 세상의 마지막 량심이 글쟁이뿐이란생각에 그 애타는 심정은 이루다 말로 형용할 수 없다.

                                   <흑룡강신문>  201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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