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나무
김기덕
노래나무
봄바람 꽃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동악이 너울너울 팔을 벌려 춤을 추고
노래 음악 잠든 숲 깨여나서 흥을 풀며
백년 소나무밭에 춤사위가 파도 치네
풀잎이 서로서로 피부를 비벼대며
세월의 스킨십 공개하는 동백나무
앞산 춤추는 큰 나뭇가지들이 신을 모으네
얼씨구 절씨구 신명이 불타네
헤여진 옷을 지난해에 다 벗어버리고
새 옷을 재단하는 라목들은 부끄러움도 없다
바람의 장단에 발 맞추어
푸르른 생명으로 흥겨움을 세상에 보내네
<미소200g>중 제6부 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