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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  좋은 글  >  유해금의 시향-뿌리(외2수)
유해금의 시향-뿌리(외2수)
2020년08월27일 11:42   조회수:117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뿌리(외2수)

유해금

   

 뿌리


남산의 상수리나무 응어리진 뿌리에는 옴폭한 홈채기가 있다
수년전 불타죽은 그루가 빠진 자리다
고독이 반쯤 거미줄 친 홈채기에
바람은 싱겁게 마른잎 몇개 뿌려넣고
메뚜기는 제집인냥 마음대로 드나든다 
봄이 오면
늙은 뿌리는 어린 가지에 움을 틔우는데
어느 여름날  
슬픔 고인 그 홈채기에  
파란 하늘이 비껴 든 것을 보았다

                              2020.2 연변문학


겨울이 얼마나 춥다고 말하지 말자

 

어떤이의 겨울에는 눈이 내리고

어떤이의 겨울에는 바람이 불고

어떤이의 겨울에는 비가 오고

어떤이의 겨울에는 녹나무가 푸르다

 

당신의 겨울에 눈이 온다고

겨울이 얼마나 춥다고 말하지 마라

 

눈내리는 지붕위엔

따뜻한 연기 피오르고

바람부는 울타리 밑엔

한송이 마른꽃도 바람에 주지 않는

초연한 한국(寒菊)이 있다

 

허나 소리없이 내리는 겨울비에는

낙엽이 눈물처럼 떨어지고

검푸른 녹나무엔

슬픔이 무성하다

 

하물며 어떤이는

누군가가 두고 간 겨울까지

감당해야 하느니

 

겨울이 다가기 전에

겨울이 얼마나 춥다고 말하지 말자

겨울이 다간 후에

또 겨울이 얼마나 추웠다고

말해서는 무엇하랴 ...

 

설송

 겨울과 작별하는 송화강은

얼었던 슬픔을 녹여

강변에 무송을 꽃피우는데

겨울에 떠나 간

나그네 시인의

비석없는 <묘지명>은

안개가 되어

먼곳의 강변을 맴도는구나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도

송화강변에 무송이 필때면

누군가는 기억나겠지

설송이라는 시인의 이름과

경자년 벽두에

있었던 일들이      

    2020.2 《송화강》

유해금.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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