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외1수)
김기덕
북극성
오랜 세월을 쌓아 세워놓고
그리운 고향정을 걸어놓는 작은 못이였다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고
천둥번개와 한방에서 지키며 살아온
갈수록 더욱 싱싱한 추억의 앨범이였다
기구한 나날에도 그 한자리만 지켜 온
밤 깊은 시각에 두눈을 감으면
더욱 밝게 나의 앞으로 다가서는 빛
천년이 가도 변치 않는 정 그 바다이였다
북쪽 바다를 그리며 치솟는 거센 파도위에
님의 미소짓는 모습을 밝게 붙여놓고
북극성 그리던 행운이 천하를 깨워간다
추성(秋星)
가을이 오면 텅텅 비여있던 곳에
작은 별 하나
나를 지켜보는 별 하나
사랑스런 가을의 먼 눈빛처럼
오래오래 나만 지켜보는 녀인이 있다
차디찬 가을비 맞으며
그 한자리를 지켜 밤을 새우는 별 하나
태풍이 불어와 모든 것을 무자비하게 삼켜도
그 한자리만 믿고 사는 작은 별
내가 멈추면 그도 멈추고
내가 가면 그도 졸졸 따라나서는
봄 여름에는 어디에 갔다 오는지
겨울에는 어디에 가는지
오로지 가을이 오면
한포기 잘 여문 그리움의 꼬투리처럼
나만 따라나서는 별 하나
<미소200g>중 제6부 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