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고 싶어(외1수)
김기덕
별이 되고 싶어
어두운 세계에 살아가는 별
별의 생명은 어두운 공간에 있다
어두움을 먹고 자라는 별의 운명
그것이 별의 빛이였다
빛이 아니면 살지 않고
오로지 빛을 위하여 자신을 태우는 별
한점의 빛으로 세상을 만들고
그 빛으로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나는 자나 깨나 별이 되고 싶었다
별처럼 우주공간을 사랑하고
비와 바람으로 우주를 열고
온갖 풍파를 이겨 자신의 투지를 갈며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작은 별
모진 찬바람속에서도 잃지 않고
파란만장 세파속에서도
더더욱 강한 삶을 사는 저 하늘의 별
나는 별을 아주 사랑한다
나의 모든 것을 별들에게 맡긴다
별빛
별들이 모여 나라를 세우고
기억속에서 먼 길을 떠나갈
손톱마다 추억의 냄새만 바글거린다
하늘에 쓰여진 한 그루 솔잎나무
솔잎 끝에 매달린 작은 별
나를 보고 유난히도 반짝거리는
하늘 옥편에 찾아보기가 힘드네
제목도 없이 책을 번져가는 바다
인생은 이렇게 끝내는 것이 아니다
아픈 골치거리 모래알처럼 쌓아 두고
바람을 새김질하는 새벽 바닥에
한 녀인이 넘어져서 오라고 한다
은하수 물가에 쌓아 둔 저 이미지들
제목을 달지 않고 정밀검사를 하네
별들과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는 숨소리
나의 기대에 작은 소망을 그리고 있다
<미소200g>중 제6부 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