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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필의 수필-만화경
2020년08월17일 18:21   조회수:154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수필

 만화경

김두필

   


만화경


김두필

 

 

하나의 만화경으로 인간세상을 본다면 우리의 삶도 자연히 색갈이 있으리라고 추리해보면서 그 색갈이 어떠할가 궁금증이 도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우리 사회에 마음가짐을 바로 하고 참된 노력으로 재부를 창조하고 너그러운 포용과 풋풋한 나눔으로 사회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이들이 커다란 주축이 되여 사회발전을 이끌어주고 있다. 마치 굴러가는 눈덩이 같은 그런 크고 훌륭한 군체에 힘입어 우리 사회는 조화와 풍요를 함께 할 수 있다.

그런 훌륭한 이들에 비교할 수 없는 어페일지 몰라도 한 평범한 코흘레기 소녀의 생활모습은 너무나 대견스럽다.

비록 어린 8살이지만 어머니가 과로로 난치의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알게 되자 눈물로 하소연하며 세상을 통탄한 것이 아니라 모진 마음으로 살아가려고, 어머니의 병치료에 보탬하려고 한창 어머니 품에서 응석을 부릴 나이에 선뜻 넝마주이에 나섰다. 일상에서 최하층으로 취급받는 천한 일에 학급에서 공부도 착실히 하여 늘 우수학생으로 꼽히는 소녀가 나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리해할 수 없다. 하지만 소녀는 체면도 부끄러움도 다 버리고 고생을 달갑게 감내하면서 매일 새벽시간, 방과 후 시간에 넝마주이를 하며 열심히 하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학급의 동학들과 교원들은 그에게 따듯한 관심과 배려를 돌렸으며 누구 하나 그를 업신여기지 않았다. 교원과 동학들이 도움을 받을 적마다 그는 필기장에 꼭꼭 기입해두면서 장차 크면 은혜를 꼭 갚겠다고 다짐하였다. 삶을 아끼고 감사할 줄 알며 보답을 각오하는 소녀의 당돌하면서도 성숙된 자세이다.

그런 오돌찬 모습과 전혀 대조가 안되는 우리 사회의 구겨진 일부 현실을 되돌아보면서 안타까움을 심히 느낀다.

40여년간 해외돈벌이로, 연해지구 진출로 엉성해진 우리 사회에 이렇게 탱탱 영근 이삭 같은 후대들이 얼마나 있을가 하고 고민하게 된다. 어렵고 고달픈 역경을 이겨내는 인내력이 우리의 교육 현장에도 절실히 필요되건만. 정직하고 효성스러운 마음과 노력이 우리 사회에도 시급히 필요되건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것이 안타깝다.

한생을 바로 살아있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건만 어떤 이들은 오히려 정직이요, 보람이요 하는 품성을 헌신짝 버리듯 하고 비리로 주머니를 가득 채우는가 하면 약은 수에만 매달려 남을 등쳐 먹는다. 심성은 구불구불 오솔길이요, 명예욕, 재물욕은 하늘 높이 치솟은 굴뚝이나 다름없지만 노력을 외면하는 엉뚱한 베돌이다. 자신의 총명과 지혜를 직장의 발전이나 자아완성에 쓸 대신 늘 어눅한 곳에 머리를 굴리다 보면 나중에 약은 참새 방아간을 지나는 격이 된다. 창의력으로, 부지런함으로 사회의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동면하던 두꺼비처럼 불쑥 깨여나 겉다르고 속 다른 술수를 보여준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8살짜리 소녀의 어른스러운 소행에 비기면 나이 지긋한 이들의 소행은 너무 초라해보인다.

가정에, 마을에, 직장에 섞여있는 이런 돌피, 가라지들이 흔히 착한 능력자인 체 하면서 아름다운 사회의 풍토를 어지럽히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얌전한 며느리 시아버지 밥상에 마주 앉는다, 새침데기 골로 빠진다는 속담은 우리에게 소인배, 위선자들을 경계하라고 미연에 일러주고 있다. 남한테 관심을 받았으면 갚는 것이 도리이지만 받기는 수박 만큼 받고 갚기에는 호두알 만큼이라든가, 은혜를 갚을 대신 등을 돌린다든가 하는 것은 일종 치졸한 행위라고 할 수밖에…

돌풍정치와 가난이 낮도깨비보다 더 무서웠던 세월에도 우리는 인정을 바닥내지 않았고 스스로의 인생을 충실히 하느라고 노력하였다. 비록 가난에 쪼들렸으나 노력으로 둥글었던 어제가 자랑스럽고 풍요로우나 오히려 사욕으로 팽창된 오늘이 지겹기만 하다.

지나친 욕심, 질투 따위의 케케묵은 ‘보물’을 세척제로 말끔히 없애버려야 삶의 가치가 한결 돋보일 것이다. 인생이 얼마나 길다고 시대와 너무나 동떨진 만화경은 깨끗이 없어져야 할 게 아닌가… 착실하고 성실한 사랑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력하는 자세로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참된 이미지를 안주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넝마주이 소녀의 자랑스러운 모습은 세상을 물에 물 탄 듯이 살아가는 사람들, 비틀린 심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매운 회초리로 될 것으로 의심할 바 없다.

세상에 감추어서 고귀한 것을 보석이라 하면 드러내서 당당한 것이 바로 인격이라 해야 하지 않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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