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지역변경]
업체입주
위챗으로 스캔하기
업체입주
등록
위챗으로 스캔하기
등록하기
포스트  >  좋은 글  >  김춘실의 수필-커피잔에 향기가 머문다
김춘실의 수필-커피잔에 향기가 머문다
2020년07월16일 11:32   조회수:426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수필

커피잔에 향기가 머문다

김춘실


   

커피잔에 향기가 머문다

 

요즘은 커피를 마시며 새삼스레 커피의 향기를 진하게 실감할 때가 많다.

  책에서 본 것인데 커피의 빛갈과 같이 검은 빛을 많이 띤 붉은색 커피는 커피나무의 열매를 볶아서 간 가루로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으며 독특한 향기가 있어 차의 원료로 널리 애용하고 과자나 음료수의 복합원료로도 많이 쓰인다고 한다

커피는 그 종류도 퍼그나 다양하다고 한다. 커피의 심장이라 불리우는 에스프레스, 따뜻한 물로 희석시킨 아메리카노, 우유거품이 풍부한 카푸치노 그리고 카페모카, 모카치노, 카페라떼 등 이러루 입에 번지기도 어려운 이름들이 여러가지가 있으며 마시는 사람들은 취향에 따라 랭커피, 혹은 열커피를 리용한다고 한다.

또 아침에 마시는 모닝커피는 새날을 힘차게 여는 활력소로 마신다면 점심에 마시는 스타벅스커피는 나른한 오후를 좀 더 알차게 보내고 싶어서 마시는 것이고 저녁에 식사 후 마시는 스타벅스 역시 하루가 가는 게 아쉬워서 다시금 무언가 하나라도 해보려는 욕심에서 마신다고 하니 참 커피에는 재미나는 이야기도 많고 색다른 문화와 인위적 인 이미지도 많이 부여되여 있는 듯 싶다.

 아직은 ‘커피문화’에 미숙한 나로서는 커피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근년에 와서 남들이 마시니 그저 따라 마시다가 차츰 커피란 마시면 잠을 쫓고 흐리터분하던 머리를 개운하게 하는 것 같고 또 그래서 기분이 별로 싫지는 않다는 그런 “멋”에 어느사이 커피를 반기는 편에 서게 되였다. 하지만 커피에는 그런 “멋”과 “맛”을 훨씬 초월하는 또 다른 냄새와 그윽한 향기가 꽁꽁 숨어있다는 것을 시간이 퍼그나 지난 오늘에야 비로서 깨닫게 되였다.

 하는 사업이 하루종일 엉뎅이를 걸상에 붙이고 글을 들여다보는 일이라 한나절이 지나면 자연히 몸이 지근거리고 나른해진다. 그 때쯤이면 뒤켠에 앉아 일보던 동료친구가 어느사이 내곁으로 다가와 어깨를 살그머니 치며 커피봉지를 건넨다. 

얼른 타마시고 힘내-“

나의 손에 쥐여주는 커피  한봉지, 마치도 자그마한 콩알사탕을 건네주듯 쉽게 건네주는 작은 선물이지만 그 커피봉지를 받는 순간은 고마움으로 마음이 대뜸 즐거워진다.

그렇게 봉지를 잘라 커피를 잔에 쏟아넣으면서, 물에 커피를 타 스푼으로 저으면서, 따뜻한 커피를 조용히 입술에 갖다대면서 내내 커피잔에서 흘러내리는 커피와 함께 잔잔한 감동을 먹는다.

대방에게 사탕 한알도 쪼개주려는 마음, 옆사람을 수시로 배려하려는 마음, 친구에게 힘을 넣어주려는 마음, 그런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은 항상 따뜻한 정을 누구보다 많이 안고 있는 사람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순간순간 해보게 된다. 그렇게 조약돌 같은 정을 자주자주 커피에서 느껴본다.

 “커피 한잔 안할래요?”

내가 몸담근 직장에서는 이런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커피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들고 하루에도 몇번씩 인사를 주고받는 다정한 동료들이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라며 억지로 떠맡기는 재미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다보면 저도모르게 하루에 커피 두석잔을 마실 때도 있게 된다. 때로는 서로가 사양하다 보면 커피잔이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옮겨지기도 하는 데 나중엔 누가 가져왔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허물없이 받아 마시기도 한다. 항상 함께 있어 너무나 평범하고 담담하게 느껴졌던 주변의 사람들이였는 데 그 순간순간에는 저도몰래 한직장에서 일하는 그들과의 끈끈한 인연을 다시금 새김질하게 된다. 이제 세월이 흘러 먼 후날에도 그 때 만났던 그 인연, 그런 사람들과 함께 했던 소중한 인연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다.

 직장의 휴계실에서도 줄느런히 놓여있는 커피잔을 자주 볼수 있다. 술을 마실 때처럼 잔과 잔을 부딪치며 권커니 작커니 하는 말은 없어도 나름대로 한모금 한모금 마시며 너 한마디, 나 한마디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 커피란 물건은 또 인간과 인간사이에 서로 허물없이 말주머니를 풀게 하는 요술쟁이인듯 싶기도 하다.

퇴직한 직장 선배님이 오셔도, 밖에서 친구가 가끔 찾아와도, 또 낯모를 손님이 일보러 와도 동료들은 커피를 대접하려고 자판기 동전을 찾아 기웃거린다. 커피 한잔 앞에 놓으면 서로간에 스스럼없이 이야기가 오가고 초면인 손님도 커피잔을 들고는 구속없이 이야기 끈을 푼다. 이야기 하다 끊어지면 따뜻한 커피 한모금 마시고 그러고나면 이야기 끈이 또다시 이어지고, 사람들은 그렇게 커피 한잔 다 마시는 동안 많고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된다.

 이래서 아마 서양에서는 먼 옛날부터 커피문화가 흥성했고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도 적지 않은 커피점들이 생겨나는 것이 아닐가? 알고보면 커피는 술이란 물건과 함께 인간의 교제에서 참으로 필요한 귀여운 물건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그래서 요즘 나는 커피를 선물로 많이 사용하게 되고 집에 손님이 와도 커피부터 대접하는 것이 어느덧 습관으로 자리를 굳혀가는 것 같다. 아직은 커피의 진맛을 말하기는 어려워도 내 가슴에 와닿는 커피의 향기는 조금씩 조금씩 더 진하게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커피잔에서 얻은 커다란 선물-- 그 선물은 인간사이에 오고가는 무형의 향기일 것이다.

 

김춘실.jpg





포스트 아이디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소개
청도작가협회
추천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