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외1수)

김기덕

어부(외1수)

동해바다의 꿈을 건지는

해변가 마을의 어부

열 십자 그물에

푸덕거리는 노을

다래끼에서 고기처럼 뛰네

비늘 하얀 흥분이 주는 맛

한마리 두마리 차 오르는

어부들의 희열 물결 따라

오르고 내리는 삶이 즐겁네

자가용에 꽃 같은

새색시 태워오고

다래끼에 고층 아빠트

거인처럼 일어서고

끝없는 수평선에서 돈을 세는

물빛 웃음이 출렁거리네

바다가 좋다 바다가 좋아

고기그물에 새는 아침노을

꿈빛이 걸려 빛이 되여가는

바다에 사는 재미 파도 같아라 

바다

바다가

온몸에 실 한오리 걸치지 않고

저리도 기뻐서 소리치며 달려오는

얼마나 벅찬것이여서

천길 벼랑에 주먹을 날리며

산산조각

천만개의 별빛을 뿌리나

넓고 푸른 바다에

이름 모를 빨간 수건

보이지 않는 넋을 새기며

설레며 세차게 들먹일가

바다의 새들은 잠들어도

파도의 서정은 잠이 오지 않는다

구름과 달, 별들과 시인들

바다우의 표정이 그리워

나는 아직도 못다 쓴

속 진한 노을색 볼펜으로 썼다

시집 <미소200g>중 제3부 바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