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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  좋은 글  >  손순덕의 시향-쪽잠(외1수)
손순덕의 시향-쪽잠(외1수)
2020년06월28일 17:54   조회수:257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쪽잠(외1수)

손순덕


쪽잠

 

이쯤 해서 날고 있는 구름이 있거든

부디 한쪼각 그늘을 하사하여

어머니의 노곤한 피부를

해볕으로부터 잠시만 가려주소서

 

팔배게 하고 웅크린

밭머리에 깃든 한뺌 평화를

구름아래 맴돌고 있는 바람은

걸음을 서두르지 말고 지켜주소서

 

주름살 포개며 내려 감긴 눈꺼풀은

모진 설음도 이겨내는 강인함이요

군침이라도 샐세라 다문 입술은

하고싶은 말조차 삼킬 줄 아는 녀인의 후덕함이다

눈물도

한숨도

지어 소망까지도

꼭꼭 여며 저고리 속으로 숨겨두고

혼곤히 잠이 든 내 어머니

이쯤해서 지나는 구름은

바람은

부디 걸음을 늦추어

지친 령혼을 추스르게 하소서

 

 

양귀비

 

니가 보고 싶다

달팽이 처럼 굴러들고 싶다

 

편두통이 가대를 안고 지르박을 출 때

길게 내린 꼬리가

싹트는 부스럼을 질근질근 밟아대고

안경알의 홀대를 받아

코끝에 매달린 이슬이

마구 투명해서

너의 라신을 비치려 든다

 

니가 더욱 보고 싶다

먼지가 주술을 부리며

내 넋을 수세미로 둔갑시키니

나는 자폐의 잎을 다져넣고

굵다랗게 뜸을 뜨리라

피여오르는 연기 끝머리에

너의 빨간 댕기 펄럭여 보이리

툭- 투둑

혈압 떨어지는 소리로

너의 이름을 새겨

가장 달콤한 잠을 잘 때

모시홑청 속으로 여며넣으리




손순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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