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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  좋은 글  >  김미령의 수필-대추 한 알
김미령의 수필-대추 한 알
2021년04월19일 15:39   조회수:267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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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대추 한 알

김미령

 

 

대추 한알

  

주로 가을에 많이 나는 빨간 대추, 보기만 해도 맛있다. 대추가 우리의 건강에 좋다는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내가 사는 청도에는 대추가 더 널리 재배되여 있어 쉽게 먹을수 있다. 하지만 대추가 빨갛게 붉어지기전까지는 얼마나 많은 땡볕과 비바람과 태풍과 흰서리와 깊은 밤 외로움을 견뎌냈을까? 말 못하는 대추지만 그 치른 아픔의 대가는 상상만 해도 우리는 알수 있다. 한알의 작은 씨앗으로부터 시작해 그게 나무로 자라나 나무위에서 꽃이 피고 그 꽃이 열매가 되여 대추로 되지만 그 대추는 또한 수개월간의 모진 아픔을 이겨내고 붉게 익어지는 과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무에는 또한 가시가 나고 그 가시가 다발로 나면서 가시로 된 턱잎으로 된다. 가시가 있어서 참 아프기도 할텐데 거기서 가지를 자래워야 하니 그게 아이를 낳는 어머니의 산고에 비할 수 있을가 싶다. 보통의 대추나무는 물에 뜨는데 벼락 맞은 대추나무는 물에 가라앉는 것이 특색이라 이 벼락맞은 대추나무로 도장을 새겨서 쓰면 행운이 온다고 해서 비싼 값을 호가하고 있다. 벼락맞고도 죽지 않을뿐더러 더 강해지면서 살아남은 대추나무는 고생한 만큼 “몸값”이 오른 것이다. “행복은 노력끝에서 온 것이다”는 말처럼 비싼 값에 주인에게 차례지는 그 보람뒤에는 홀로 말없이 견디고 아프게 이겨낸 세월이 묻혀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러운 환경속에서도 고난과 힘겨움을 이겨내고 살아온 사람들을 “대추나무 방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대추나무 방망이”를 어려운 일에 잘 견뎌내는 모진 사람들로 비유하겠나? 그리고 키는 작으나 성질이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을 “대추씨 같은 사람” 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담긴 그 깊은 뜻을 또한 어떤 환경속에서도 깊게 그리고 꿋꿋이 살아본 사람만이 알듯하다.

파란대추도 나름대로 대추맛을 살리지만 자고로 붉은 대추가 더 맛있고 사용도가 넓다. 그 색이 붉다하여 홍조(红枣)라고도 하는데 홍조는 찬 이슬을 맞고 건조한 것이라야 양질의 대추가 된다고 한다. 찬 이슬을 맞는것도 부족해서 피를 말리 듯이 건조시켜야 좋은 대추로 태어날수 있다니 고통없이 이뤄지는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가만히 들어보거나 유심히 관찰해보면 힘들어하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다. 겉보기에는 매일 웃고 멋지고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 같아도 우리가 모르는 고민과 아픔이 숨겨져있다. 다만 매개인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헤쳐나가는가에 따라서 결론이 다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유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도 굴하지 않는 보석정신으로 이겨내는 자는 결국 행복해질 것이다.

어두운 곳을 밝게 보는 것은 아름답지만 그 어둠을 아프게 보는 것은 더 아름답다, 슬픈 노래가 더 감동을 주는 것처럼,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것처럼말이다. 살아가면서 힘든 일이나 고통, 절망의 순간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힘든만큼 다 드러내지 않는 것뿐이고 고통의 모양이나 종류가 다른 것뿐이다. 따라서 행여 고난이나 어려운 시절이 없었던 사람이 있다고 해도 나는 결코 그들이 부럽지 않다, 고통이 없었던 사람에게 진정한 강함이 있을리 없으며 아파보지 않은 사람에게 어찌 인내라든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나 사랑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그보다 더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면서 새롭게 마음을 다져야 한다. 우리가 살다보면 화불단행(行)이라고 안좋은 일이 연거퍼 죽어라 죽어라 하고 오기도 한다. 설상가상(雪上加霜))이요, 엎친데 덮치기가 있다는 말처럼 그보다 더 힘든 일들이 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닥친다. 그러나 화가 온들 몇수십번 골백번 올것인가? 언젠가는 그 화도 지쳐서 사라지고 안좋은 일도 짜증나서 뒤걸음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삶의 진창에 빠져도 발밑의 진흙탕을 내려다보지 않고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볼줄 아는 그런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넘어진 자리마다 꽃을 피우고 그런 큰 아픔이 큰 나를 만들 때까지 인내하고 인고의 시간을 말없이 이겨내고 그것을 즐겁게 여유있게 씹어 삼킬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자주 보다싶이 영화속에서, 드라마속에서, 소설속에서도 어려움을 이겨내는 주인공이 있기에 이야기가 한층 더 재미있어지는 것처럼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름답다. 우리네 삶에는 고통과 아픔과 좌절과 고난이 있길래 더 살맛이 나고 사람들은 또한 그것들을 뛰어넘는 희열을 느끼면서 삶의 참맛을 느낀다.

요즘 내 주위에도 힘든 사람이 엄청 많다. 본인 또한 여러모로 힘겨움을 겪고 있으며 고비를 넘겨야 할 골목에 갇혀있다. 혼자 어두운 방안에 쭈크리고 앉아 눈이 밤송이처럼 될때가지 울기도 했고 청도맥주를 만취할 정도로 마셔보기도 했다. 그것도 성차지 않아서 혼자서 바다가를 찾아서 파도와 함께 흐느껴보기도 했고 말없이 커피숍에 앉아 슬픈 노래만 듣기도 했다. 하지만 늘 그렇게 수없이 이겨내면서 살아왔듯이 어둠을 이겨내다보면 분명 밝은 햇빛이 나를 비추게 되고 더 나은 내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확신으로 나는 오늘도 몸부림치면서 참고 이겨내고 견뎌내고 있다.

우리네 인생이란 본래 각자의 풍파를 이겨내며 순간과 선택의 결정으로 자신의 인생그래프를 바꿔나가는 과정이며 이 과정은 또한 대추가 붉게 익어가는것처럼 우리에게 성장과 가치를 주고있다.

견디고 견뎠더니 이런 날이 오고 그 모질게 겪어왔던 모든 힘든 경험이 언젠가는 나에게 소중한 자산이 되여 먼 훗날 나는 웃으면서 말할수 있을 것이다. 힘겨움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을, 우물은 깊이 파아야 물이 나오고 그런 물은 또한 절벽을 만나야 폭포가 되는 것처럼 나 또한 지금의 어려움과 고난이 있어야 더 강해지고 행복해질 것이다.

세상을 살아보고, 사람을 겪어보고 세월을 견뎌본 내가 해줄수 있는 이런 대추 한 알에 담긴 깊은 이야기, 나는 지금까지 대추처럼 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대추처럼 살고 싶다. 그렇게 또한 나는 그 깊은 맛으로 더 멋지게 향기롭게 익어가련다.

                                       2019년 7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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