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새 비명을 감추고(외1수)
이홍철
아픈 새 비명을 감추고
어떤 새가 있다
둥지에서 밀려 떨어지는 새 …
그래서
태여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누군가 말한다
떨어지는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명인같은 명인이…
죽지 않았기에
퍼득일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누구도 받들어
둥지에 올려 주지 않는다
그저 땅벌레로 생각하는것 같다
살아 있는 두다리가
고깃점 한점 붙지 않은 여윈 다리로
힘에 붇친 세상 받들여 들면 -
기적이 별거 없다고 한다
죽지 않았기에 살았다고 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거란다
그래서 -
원래는 -
나무에서
날았어야 할 내가 -
지금은 -
지렁이처럼 -
땅속을 누비며
그저
땅위를 천국으로 생각하는거다
날개가 없어
떨어져도
그렇게
자연스러울수가 없다
그저 아플뿐이다
멍든 자욱
추억으로 남는
아름다운 엽서가 되는것을…
손톱을 깍다가
손톱을 깍다가
버리는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골, 우골,
그리고 갈피탕-
모두가 뼈인데
쓸모없이 버리는 손톱에 칼숨 한점 없다니…
깍고도 모자라 문질러 버린다
죽어도 나오지 말라고
저주를 퍼부으며
세상 잡은 주름으로 흔적없이 밀어 버린다
우황, 구보 모두 담당에서 나오는데
돋구는 열때문에
쓴맛은 배가 되거만
그게-
바로-
효과좋은 약이란다
어느날 –
결석이라는 진단서를
경매에 부쳤다
어쩜-
아프게 키운 돌멩이가
개나, 소의 뱃속의 잡질보다 못할가…
버리란다-
쓸모없는 것이란다
씁지도 않을 약같지 않은 그것을
내 인보로 품어온
얇은 양심에 나까지 덮어서 버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