界와 度
류해금
界와 度
계를 나누고
선을 긋고
말뚝 박는데
도度를 논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오
금 간 마음은
부서질게고
말뚝 박힌 가슴은
피 날 터인데
가면 안될 곳일랑
바라만 보고
보면 안될 것이랑
고개 돌리면
그만이지만
저 하늘 흰구름이랑
지저귀는 새 소리랑
불어 오는 바람은
어찌 하리오
겨울단상
이제는 다시
꽃피는 봄날에
락화로 묻을 사랑
하지 않으렵니다
이제는 다시
여름날 무성한 숲에
이생의 그리움
자래우지 않으렵니다
이제는 다시
뼈 시리게 파란 가을물에
고독이 물든 단풍잎
떨구지 않겠습니다
해볕 좋은 겨울날
추억이
여우눈 되여
흩날릴 때면
그저
그대 춥지 않기를
두손 모아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