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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규제에 적응중인 중국 기술기업들
2021년10월25일 16:55   조회수:56   출처:이우조아 포스트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부터 인터넷 거대 기업들을 상대로 사익추구 대신 다 같이 잘살자는 뜻의 '공동부유'를 강제했다. 기술 부문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중국의 가장 성공한 기업들을 주저앉혔다. 그 과정에서 기술 부문 기업들의 시가총액 약 1조5000억달러가 허공에 사라지기도 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는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홀딩스 같은 기업들을 국영기업으로 만들 것이라 예상하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정부와 기업, 투자자 간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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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온라인 음식배달 플랫폼 '메이퇀'의 직원이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퇀은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독점적 영업행태를 이유로 수억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사진 AP=연합뉴스


호주전략정책연구소 국제사이버정책센터 선임 연구원인 퍼거스 라이언은 "중국 당국은 민간기업들의 일상적 활동을 통제하는 데엔 관심이 없다. 하지만 기업들이 당국의 산업정책과 일치하는 사업을 운영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기술기업들에게 '가치 있는 데이터를 공유하라', 인터넷 상거래 기업들에겐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자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전환하라'는 새로운 압력을 넣고 있다.

라이언 연구원은 "상황의 진행을 보면 국영기업도, 민영기업도 아닌 새로운 형태의 중국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며 "그들은 사실상 국가가 통제하는 하이브리드형 기업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정부가 기술기업들을 통제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당국이 해당 기업의 '황금주'를 획득하는 것이다. 보통 황금주는 기간 산업의 민영화시 외국 자본에 의한 매수를 막기 위해 정부가 보유하는 주식을 말한다. 중국 당국은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제하기 위해 일부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올해 4월 국영기업 3곳이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의 자회사 '베이징 바이트댄스' 주식을 사들였다. 지분은 1%에 불과했지만 이사회 한 자리는 물론 기업의 활동, 상품 출시 등에 대한 비토권을 가져갔다. 베이징 시당국은 이후 전세계 최대 차량공유기업 '디디글로벌'에 대해서도 투자를 제안했다. 디디글로벌을 통제할 수 있는 황금주를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중이다. 그같은 거래가 성사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투자자들은 중국 내 변화하는 환경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고심중이다. 중국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하나인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은 신중한 자세다. 소프트뱅크 업무집행담당 최고책임자(COO)인 마르셀로 클라워는 "우리는 결코 중국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단지 보다 신중을 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 기술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캐나다의 한 연금펀드는 올해 들어 규제 리스크를 이유로 중국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모든 새로운 투자를 동결했다. 홍콩 소재 한 사모펀드 투자자는 "나는 여전히 기술 스타트업들과 투자를 논의중이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규제가 매우 많다. 우리는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서 발을 빼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대신 반도체 또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사업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투자자들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이기에 익명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IDG 캐피털'은 한때 몸값이 치솟던 신예 온라인 학습 스타트업 '쭤예방'과 '위안푸다오'에 대거 투자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으로 이제는 투자금을 환수할 뾰족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이 혁신을 저해하고 중국경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2020년 중국 디지털기업들은 국내총생산(GDP)의 1/3 이상을 담당했다.

반면 낙관적인 이들은 디지털산업이 침체하기보다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벤처투자자들은 지난해 중국 기술스타트업들에 853억달러를 투자했다. 10년 전 59억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그 투자금의 상당비중은 중국 3대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나 바이트댄스와 같은 인터넷 기업들에게 몰렸다.

하지만 최근엔 중국정부의 관심을 덜 끌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에 투자가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벤처투자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대중화권(Greater China) 전반의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에 54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2020년 한해 투자액 51억달러보다 더 많다. 2016년 14억달러에 비하면 거의 4배 많은 규모다.

전직 벤처투자자로 기술 관련 뉴스레터인 '중국특색'(Chinese Characteristics) 발행자인 릴리언 리는 "인터넷 영역에서 자본조달 기회가 줄어들게 되면 중국의 똑똑한 인재들은 보다 근본적인 기술 연구 영역으로 집중될 수 있다"며 "이러한 전환은 미국 공급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부가 핵심 우선순위로 꼽는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정부의 대대적인 캠페인은 단기적으로 기업가들에게 사업 변화를 고려토록 만들고 있다. 베이징 소재 한 스타트업 창업자는 "사업의 초점을 스마트홈 장비 제조로 옮겼다"며 "향후 10년 동안 알리바바와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중국에서 등장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몇몇 기업 대표들은 공산당 간부들이 반복적으로 그들을 불러들여 중국정부의 우선순위를 설명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교육 관련 기술기업을 운영하는 테드 모 첸은 "중국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이 기술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에 대해 기업가들의 생각은 각기 다르다"며 "하지만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던 사람들조차 중국 당국의 단속 범위와 엄격함에 놀랐다. 수년 동안, 때론 수십년 넘게 구축한 기업들이 속속 무너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달 18일 공산당 간부들과 만남을 갖고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반도체와 인공지능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들에 대대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기업 단속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나면서, 중국 정부가 공세적인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도 있다. 내년 가을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중요성 때문이다. 시 주석이 20차 당대회에서 전례를 깨고 3번째 임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정부는 '국영기업이 아닌 기업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프랑스 엠리옹경영대학의 상하이캠퍼스 교수이자 상하이 소재 기업컨설팅기업 '차이나 크로스로드' 창업자인 프랭크 차이는 "힘이 세진 민간 부문 기술기업들에 대해 중국 내 적대감이 늘어나지만, 이는 충격적인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자유시장과 느슨한 규제를 활용해 어느 정도 경제번영에 올라섰다. 하지만 경제번영이 어떻게 관리돼야 하는지에 대해선 일관된 기준이 있었다. 오늘날 사회주의로의 방향 전환은 일탈이 아니다. 오히려 개혁개방 시대의 자유분방한 자본주의가 중국으로선 일탈이었다"고 강조했다.

내일신문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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