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심(天心)(외1수)
홍영빈
천심(天心)
나 하늘과 함께 살리라
흰색 모아 푸른색 만들고
허공이면서 허공이 아닌
나 하늘과 살리라
부자와 빈자를 차이 둘 줄 모르고
만물에서 자유를 허락해 주는
나 하늘과 살리라
선택과 도태를 쉼 없이 구사하며
세상을 망질하고 세월을 채질하는
나 하늘과 살리라
날선 유리 조각마저 삼켜서
모를 곱게 다스려 내놓는 닭의 위장 같은
나 하늘과 살리라
쉼 없이 예술품을 빚어 보이며
게으름 없이 속세를 가르치는 나 하늘과 살리라
나의 전부의 재산이 되어주면서
삶을 영원으로 약속해 주는
연과 풍선
부는 바람 그대로 안고 노는
창조물인 납작한 연
자는 바람 골라 먹고 노는
발명품인 둥근 풍선
그것은 地脉을 타고 오른
자유의 화신입니다
비둘기와 양의 영혼을 지닌
天地人의 화합물입니다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3장 <바람과 나무와 별과 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