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충고(외1수)
홍영빈
하늘의 충고
내가 보낼 적엔 차례대로 보내주었거늘
지금은 어찌하여 전에 비해 순서도 없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돌아들 오는 거야
여기서 잘못 보낸 것이 내 탓이라면
거기서 잘못 돌아온 건 너희들 탓이니
한 번 밖에 못 차례지는 귀중한 목숨들을
제대로 가꾸면서 아름답게 살다가
될수록 순서 있게 돌아들 오너라
나는 지금 너희들이 내 세상 보게 한 후로
앓지 말아야 할 속을 앓고 있는 중이다
무리한 물욕과 식욕이 만들어낸
땅에서 무시로 풍겨 오르는 독소로 하여
생명을 두고
생명은 운동에 있는 말
생명은 균형에 있다는 말
전자는 상대적 경고의 말
후자는 절대적 충고의 말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1장 <세상과 세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