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외1수)
홍영빈
동심
나는 애시적 마음이 발작하여
눈덩이를 굴려 키울 생각으로
아파트 마당을 돌아간다
큰 덩이는 몸통으로 작은 놈은 머리로
앉히고 올리고 오관을 해 박았더니
구면 같은 초면인 눈사람이 되었다
어젯날은 초가집 뜰 밖에서
오늘은 아파트 단지 마당에
잃었던 동심을 찾고 보니
남은 인생 살 법이 선다
기도
나는 오늘도 기도 합니다
나를 한 인간으로 지구에 태생시켜
아름다운 생명으로 머물게 한
그 고마움 말 못다 할 우주에 향해
나는 내일도 기도 할 겁니다
다시는 없을 나의 자리를
명소로 잡아주며 열심히 살아 보라로
나만의 개성을 준 조물주에게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1장 <세상과 세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