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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선의 시문학-계단(외1수)
2021년03월10일 18:59   조회수:208   출처:청도조선족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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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외1수)

강희선

 

 

계단

 

올라가도 올라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눈앞에 아득히 펼쳐져있다

한참 올라가다

뒤돌아보니

내려갈 계단은 잘리워서

허공에 둥둥 뜬 몸체

현기증에 휘청이며

다시 우로 옮겨가는데

힘겹게 걸어 올라간 계단은

자꾸 새끼를 치고

오르는 발바닥에는

피멍이 들어

자국마다 피가 흥건하다

언제쯤이면 다시

내려 올 수 있을가

계단은 사라지고

몸은 허공에

서커스 배우 처럼

드리워져있다

이제 저 높은 곳에서

쾅하고 떨어질 일만 남았다

올라간 만큼

와장창 꿈은 깨지고

다시 올라야 할 계단이

아득히 뻗어있다

 

 

바람꽃

 

뿌리도 없이

형체도 없이

부산히도 떠돌며

언덕우의 나무 가장자리에

맑은 령혼 하나 불어넣고

피운 꽃이 꼭 너를 닮아서

이제나 저제나 떠날가 두렵구나

 

떠돌이 생을 숙명 처럼

령혼마저 풀어헤치고

가다가 지치면 또 앉아 쉴

나무 가장자리에

설익은 풋사랑을

서둘러 풀지 말고

그냥 쉬다만 가거라

너를 닮은 바람꽃을

이젠 그만 여기저기

뿌려두고

제발

그냥 니 근성대로

떠돌다 가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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