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빛(외1수)
홍영빈
인간과 빛
어두운 밤이 찾아들 적마다
사람들 눈에선 빛을 찾아볼 수 없으나
짐승들 눈에선 쌍보석처럼
파란 빛이 일어나곤 한다
그래서 밤눈 어두운 사람들은
어두운 세상을 밝게 살아보려고
빛을 내는 등잔불과 전등불을 만든 뒤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빛까지 잡아 쓰는 세월이니
유정세월이 다가오며 삶을 자촉할수록
빛이 잘 들지 않는 속세를 생각하노라면
들었던 빛마저 새나가는 사정이라 하니
바라건대 인간 영혼의 집 천정마다에도
빛을 내는 장명등을 설치할 순 없을까
불행
다행히 속세에 태어난 몸이
진정한 나를 못 찾아보고
남의 세상 살다 가는 것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가는 길>
제1장 <세상과 세월>중에서